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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후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도시빈민층의 청소년들은 경제적, 교육적,문화적 지원의 열악함으로 인해 학습능력의 저하, 정서불안과 자신감 부족, 사회성 부족 등의 문제를 겪게 됐다. 이로 인한 일탈과 비행 등은 사회문제로까지 부각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종교단체나 민간단체는 빈민지역 안으로 들어가 문제를 공유함과 동시에 그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방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시대를 점점 거치면서 공부방은 단순한 야학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 빈곤지역의 자기 공부방을 갖고 싶어하는 아동들의 욕구에 부합하면서 빈곤가정 및 저소득가정 아동들을 돌보는 공부방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빈곤층의 확대, 가족해체 등으로 방임되는 아동들이 증가하고 결식아동 문제가 또다른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그동안 자발적이고 헌신적으로 빈곤아동들을 보호하던 공부방과 공부방 아이들이 사회의 관심을 받게 됐다.

일부 공부방을 중심으로 더이상 개인의 헌신성에 기대어 빈곤아동을 보호하기보단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지고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 속에서 공부방의 기능과 명칭을 지역아동센터로 변경하고 법제화를 위한 노력이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이처럼 빈곤아동들을 위한 풀뿌리운동의 형식으로 자생적으로 생겨난 공부방이 제도화되면서 '지역아동센터'라고 명명되기에 이르렀고 인천시 남구에도 현재 17곳의 지역아동센터가 운영중이다. 이 시점에서 지역아동센터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사회의 욕구에 부합하기 위해 지역아동센터가 지향해 나아가야 할 가이드라인을 몇가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일반아동과 취약아동의 결합이다. 지역아동센터 이전의 공부방은 서비스 대상이 빈곤계층이었으나 이제는 빈곤아동 뿐 아니라 아동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지역아동센터가 세워지고 있다. 취약아동들과 일반아동들이 함께 학교에서,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 대상을 취약계층 아동 중심으로 하되 양질의 서비스를 마련해 일반아동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복지와 건강서비스의 결합이다. 아동들이 가족 및 사회의 일원으로서 육체적·정신적으로 건전하게 성장·발달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나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에 있는 단체·기관들과 협력해 정신적 성장을 돕는 복지서비스 뿐만 아니라 보건소 및 병원 등과도 협력해 일반건강, 치과 서비스 등과 같은 육체적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셋째, 지역사회의 각종 기관·시설·인력자원의 연계체계 구축이다. 공공기관으로서 시청, 구청,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센터 등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자원과 연계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아동센터의 행정력을 강화시켜 줌으로써 주목구구식 서비스가 아닌 체계적·조직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의 아동문제는 이제 더 이상 아동만의 문제가 아닌 가정의 문제, 지역의 문제와 상호 작용하며 연결돼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복지 기능이 강화돼 안정된 공공체계와 지역사회의 연계 강화, 서비스 전달의 축이 돼 움직인다면 그 지역의 아동들은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복지 서비스를 자신의 것으로 누릴 수 있게 되며 이것은 곧 대한민국 미래의 힘을 기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박래삼 남구의회 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