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남발해 왔던 축제들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지방자치제 이전에 벌였던 280여 개의 축제가 그간 물경 1,178개로 늘어나면서 그 폐해가 여론에 오르내려 조정을 받게 된 것이다.

축제 가운데는 지역적 특색을 잘 살려 성공한 것도 있다. 함평의 나비 축제나 무주의 반딧불이 축제 등이 그것이다.

'나비'와 '반딧불이'가 지닌 동화적 상징과 청정 자연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맞아떨어진 예다.

그러나 현실은 짝퉁 천지다. 역사적 배경이나 자연적 환경, 현실적 자원 등은 고려하지 않은 '축제를 위한 축제'를 도심 한복판을 가로막고 벌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마다 고유 축제라지만 말의 잔치일 뿐이다.

영화 한 편 제대로 찍어본 경험이 없고, 영화 제작에 필수적인 현상소, 촬영소, 편집실 한 곳 없는 판에 각 지방마다 무슨 거판한 국제영화제를 개최하겠다고 나선 바 있는데, 인천도 그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 판에 최근에는 무슨무슨 '축제협의회'라는 이름의 단체들이 시나 각 구청이 벌이는 축제의 '주관사(主管社)'로 나서고 있는 점도 아리송하다.

예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문화예술계의 풍속도란 시각들이다.

어쨌거나 '축제'는 달라져야 한다. 2007년 한 해 동안 전국 시·군·구가 축제를 벌이느라 쓴 돈이 무려 6,912억 원이었다니 이런 국가적 낭비가 또 없다.

'하루 3.2건씩 지역 축제가 열리는 축제공화국'이라지만 과연 '축제 다운 축제'는 몇이나 될까.
차제에 인천의 축제도 그 수준을 점검해 걸러내야겠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