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논단
최근 몇 년 사이 인천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차이나타운을 포함한 중구청 일대는 주요 방문지이다. 이는 개항장과 근대 건축물이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인천시와 중구는 개항장 지구에 위치한 근대 건축물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전개해 왔다. 구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을 보수하여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부두 창고를 리모델링하여 예술촌을 조성했다.

인천에서의 이러한 구도심 활성화 사례는 비슷한 역사 문화적 환경이 있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더욱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이 넘쳐나는 차이나타운과 신포시장이 있어 관광지로서 갖추어야 할 요소는 대부분 구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유리한 여건에 불구하고 인천에는 인천여행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할 만한 관광기념품이 없으며, 그 흔한 열쇠고리나 엽서를 파는 상점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관광기념품은 토산품 차원을 넘어 여행하는 국가나 지역의 특성이 담긴 문화적 상징으로 판매수익은 물론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지역의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을 대표하는 기념품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은 살만한 물건보다는 전시용 상품인 경우가 많고 구입할 만한 상품은 고가여서 눈요기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관광기념품 개발을 목적으로 매년 전국관광기념품공모전을 개최하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는 여기에 출품한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이에 앞서 공모전을 운영하고 있다.

벌써 12회째 공모전을 치루고 있으나,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제대로 살린 작품을 찾기 어렵고 출품작의 종류도 특정 분야에 편중되는 등 다양성이 적어 상품으로 개발되어 성공을 거둔 경우는 거의 없다.

인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금년 봄에 개최된 인천광역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은 일반 특화 부문의 작품 주제를 인천대교로 설정하고 작품을 공모했지만, 입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 관광객의 입맛에 맞을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인천광역시 중구청이 이러한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할 수 있는 관광기념품 몇 점을 만들어 냈다. 그 중에서도 중구청 일대와 차이나타운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퍼즐로 만든 '개항장 근대역사문화타운 퍼즐'과 '차이나타운 퍼즐'은 아이디어의 참신성과 상품화 가능성이 돋보인다.

지난 10월 인천광역시 역사자료관이 주최한 학술대회에 참가했다가 우연히 본 이 상품은 단순한 장식품이나 기념품 수준을 넘어 인천 근대 개항장의 모습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물건이다.

응봉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개항장 풍경과 근대 건축물이 위치에 따라 배치하였으며, 뒷면에는 주요 건물의 유래와 특성을 설명해 놓았다. 아직은 시제품 제작 단계에 머물러 있어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인천 개항장만의 관광기념품임에 틀림없다.

관광기념품의 경제적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스위스 관광기념품이자 세계적인 명품으로 자리 잡은 빅토리 녹스(일명, 맥가이버 칼)는 매년 2,600만 개가 팔려, 1천억원 이상의 판매수익을 올린다고 하니 관광기념품의 중요성과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액서사리나 장식품의 수준의 기념품도 필요하지만, 여기에 실용성과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인천의 정체성과 실용성을 갖춘 인천의 빅토리 녹스가 탄생하는 날을 그려보며 인천 개항장 퍼즐을 시중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