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 프리뷰 - 전우치
500년만에 봉인서 풀린 슈퍼영웅
다양한 액션·익살스런 연기 볼만
강동원·임수정 출연 … 23일 개봉



서울 한복판에 한복을 입은 수상한 녀석이 나타났다!
'언론이 꼽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 1위'에 오른 한국형 히어로 무비 '전우치'가 오는 23일 개봉한다. 최동훈 감독은 '홍길동전'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웅소설인 '전우치전'을 현대의 서울로 옮겨왔다.
영화는 도사 전우치(강동원)가 누명을 쓰고 500년 동안 갇혀 있던 족자에서 봉인이 풀려, 2009년으로 뚝 떨어진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조선시대, 전우치는 뛰어난 도술실력으로 가난한 백성을 돕기도 하지만 풍류와 여자에 더 관심이 많다. 게다가 잘난 체하길 좋아해 원래 개인 초랭이(박해진)를 사람으로 둔갑시켜 함께 다니며 임금과 양반을 골리는 등 악동기질이 다분한 영웅이다. 그나마 스승인 천관대사(백윤식)의 엄한 가르침 덕분에 망나니의 선을 넘진 않는다.
어느 날 스승이 살해당하고, 범인으로 몰린 그는 신선들로 인해 족자에 갇히게 된다. 그렇게 500년이 흐른 뒤 서울, 갑자기 인간 세상에 요괴가 출몰하고 신선들은 전우치를 불러낸다. 그는 세상 구하기엔 관심이 없지만 요괴를 잡아주면 영원히 봉인을 해제해 주겠다는 제안에 마지못해 요괴사냥에 나선다. 하지만 눈이 번쩍 뜨이게 달라진 세상구경과, 과거 인연이 있었던 여인과 똑같이 생긴 인경(임수정)에게 더 흥미를 느낀다.
한편, 천관대사와 함께 조선시대 최고의 도인이었던 화담(김윤석)은 점점 자신의 정체를 알아간다. 결국 요괴를 불러낼 수 있는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을 두고 전우치와 맞서게 된다.
이 영화는 '범죄의 재구성', '타짜'의 최동훈 감독과 꽃미남 배우 강동원이 연기하는 우리 고전소설 속 영웅이야기로 제작단계부터 주목을 끌었다. 서양의 헌신적인 영웅들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천방지축 '전우치'는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초능력이나 첨단과학의 힘이 아닌 부적을 허공에 흩뿌리며 분신술, 둔갑술, 이동술을 자유자재로 선보이는 그는 한국형 히어로라는 이름에 걸맞을 만 하다.
판타지 영화를 방불케 하는 자연스런 C.G와 발달한 인간문명에 낯설어 하는 전우치와 초랭이의 익살스런 연기도 볼만하다.
여기에 조선시대 도포자락을 입어도 모델의 자태를 풍기는 강동원과 눈빛 하나, 대사 한 마디에도 묵직함이 느껴지는 김윤석은 관객을 스크린에 몰입하게 만든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탁월한 실력을 보여줬던 최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선보인 '개 인간'도 한국영화사상 가장 독특한 캐릭터로 돈키호테의 '산쵸'나 슈렉의 '동키'처럼 유쾌함을 선사한다.
인경이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는 톱스타 여배우(염정아) 또한 백치미 공주병에 푼수 넘치는 연기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극중 여자주인공인 인경의 역할은 아쉽다. 전우치와 화담의 대결을 그린 영웅담인만큼 액션과 스토리 전개가 우선적이라 해도 인경의 비중이 미미한 것은 '임수정이란 배우를 꼭 출연시켜야 했나'라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임수정도 기자 간담회에서 "전우치의 활약상을 그린 볼거리 중심의 영화라 인경의 캐릭터를 표현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며 "속편이 제작되는 기회가 생긴다면 인경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12세이상

/심영주 인턴기자 blog.itimes.co.kr/yjs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