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로맨스 '친구사이?' 영화공간주안 오늘 개봉
영화공간 주안이 17일 '친구사이?', '기죽지 마라', '사람을 찾습니다' 등 한국독립영화 3편을 동시에 개봉한다.

● 친구사이?
석이(이제훈)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철원행 버스를 탄다. 군에 입대한 친구 민수(서지후)를 면회 가는 길이다.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를 보고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좋은 곳에 가냐고 물어본다. 석이는 해맑게 웃으며 애인 만나러 간다고 대답한다.
그렇다. 석이와 민수는 단순한 친구사이가 아닌 사랑하는 사이다. 그동안 남자들이 즐비한 군대로 민수를 보내놓고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석이는 오늘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생각에 신이 났다.
드디어 민수를 만나게 된 석이는 더 늠름해진 그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하지만 깜짝면회를 온 민수 엄마가 등장한다. 둘의 관계를 묻는 엄마에게 '친구사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민수와 석이. 졸지에 엄마를 사이에 두고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순도 99.9%의 게이영화를 표방하는 '친구사이'는 지난해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연출했던 김조광수 감독의 두 번째 퀴어로맨스다.
10대의 감성적인 첫 사랑을 보였던 전작에 비해 좀 더 자란, 20대의 사랑을 나타낸 영화다.
덕분에 캐스팅 단계부터 애를 먹었고, 간신히 섭외한 배우들도 부모님이 동성애 연기를 반대해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이 영화는 지난 10월 열린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에 공식 초청돼 티켓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 기죽지 마라
연예인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5명의 청춘남녀가 있다.
개그맨 공채로 출발해 한때 원대한 꿈에 부풀었지만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무명 개그맨 김진. 그의 룸메이트이자 공채 개그맨을 꿈꾸는 개그맨 4수생 임윤택. 제 2의 '서울 시스터즈'를 꿈꾸는 트로트 가수 지망생 'SOS'(서영빈, 오은미, 윤지연)가 그들이다.
가혹하고 냉정한 현실이지만 열정 하나로 버티던 이들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김진과 임윤택에게 KBS '인간극장'의 출연기회가 찾아온 것. 전국 방송에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두 사람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SOS 또한 어느 기획사로부터 음반을 제작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환호성을 터뜨린다.
이 영화는 지난 2008년 6월 방송됐던 '인간극장-웃겨야 산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방영당시 두 젊은이의 연예인 열혈도전기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방송 제작단계부터 영화제작을 염두에 두었다던 김형진(당시 인간극장 PD)감독은 방송과의 차별화를 위해 트로트 가수를 꿈꾸는 또 다른 연예인 지망생 이야기를 첨가했다.

● 사람을 찾습니다
잃어버린 개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며 생계를 꾸리는 규남(김규남)은 돈과 섹스, 폭력으로 사람을 사는 원영(최명수)으로부터 갖은 폭행을 당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동네에서 강아지가 계속해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더욱이 사람들마저 하나 둘씩 사라지는 기괴한 일들이 벌어진다. 범인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규남을 의심하던 원영은 규남의 거처에서 참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이미 지난 5월에 열린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최우수 작품상인 'JJ-star'상과 '그리스 데살로니키 영화제'의 '예술 공로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영화공간 주안은 매주 화요일~토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되는 '주민시네마테크'도 진행중이다.
매월 테마를 정해 시민에게 무료로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의 이번 달 주제는 '가족의 의미'다.

/심영주 인턴기자 (블로그)yjs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