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맹자는 군자에게 세 가지의 즐거움이 있다고 했다. 그 하나가 '득천하영재이교육(得天下英才而敎育)'이다.
즉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시키는 것'이 바로 즐거움이란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이와 퍽 다르다.
세상의 수재만 골라 가르치면 문일지십(聞一知十),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아 가르치는 이가 더없이 즐겁겠지만 평준화 후 우리나라의 교실은 '문일지일'만 해도 행복하게 여겨야 할 만큼 학력의 난장이 된 지 오래다.
그래서 한 때 분 바람이 '완전학습(完全學習)'이었다. 극심한 학력의 차를 극복하는 방안으로서 개개인의 능력에 맞는 최상의 수업 조건과 적절한 조력을 통해 효율적인 개별화 수업을 한다는 것이었는데, 신기루였다.
EBS 붐도 있었다. 사교육 억제 방침에 따라 수능 방송을 시작하자 전국 각지의 고교에서는 위성 안테나를 새로 달고 보충수업 시간 대신에 이를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시청케 하는 소동을 벌였지만 곧 시들해졌다.
그동안 우리 교육이 번지수를 못 찾고 헤매왔던 것은 다 아는 일이다.
특히 교육의 현장은 어디까지나 교실이고, 교사의 수준이 교육의 질을 전적으로 좌우한다는 일반론을 굳이 무시해 왔던 것은 크나큰 잘못이었다.
그런 면에서 최근 미국의 빌게이츠 재단이 '선생님이 바뀌어야 교육이 산다'며 교사 개혁 사업에 거금을 지원키로 했다는 뉴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사회도 교사의 자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사립을 막론하고 교사 임용 시 그들의 품성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겠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