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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천지역의 최대 현안 중에 하나는 '2014년 아시아경기 주경기장 건립'논란이었다. 논란 요지는 주경기장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문학경기장을 확장하여 사용해야한다는 주장과 서구 연희동에 7만석의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인천시는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문화관광부로부터 주경기장 신설을 허락 받았다.
 그러다보니 신규 주경기장 건설은 민간개발사업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고 이러다 보니 민간사업자에게 수익을 보장해 줘야하는데 이럴 경우 발생할 수익성과 공공성의 문제가 주경기장 사후 활용방안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경기를 치르기 위해 건설된 문학경기장이 아직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신설 주경기장 건설에 대한 시민들의 재정적 우려는 2014 아시아경기를 치를 기쁨만큼이나 크다. 인천시의 입장도 그리 편하지 않은 것이 사실일 것이다.
 재원조달 때문에 민간투자사업을 제안한 인천시는 민간사업자의 수익성도 보장해 주어야 하지만 공공체육시설이 갖는 기본적인 공공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이므로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건립계획과 활용방안 문제는 지금부터 신중하게 논의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십여년 전 방문했던 일본 후쿠오카 돔경기장은 경기장 부지 내에 있는 시호크호텔과 주변에 위치한 시립박물관과 연계하여 단순히 경기를 치루는 구장의 역할을 넘어 종합레포츠, 쇼핑, 문화탐방 등을 겸할 수 있는 종합어뮤주먼트 공간으로 후쿠오카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초창기 후쿠오카 돔경기장은 이런 시설배치에 힘입어 많은 수익성을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후쿠오카 돔경기장은 단순히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계획된 경기장이 아니라 대시민서비스를 최대화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 시 관계자의 말이었다.
 2000년 올림픽을 치룬 호주 시드니올림픽경기장은 쓰레기 매립지 위에 환경친화적인 올림픽 단지를 조성, 환경 오염지역에 최첨단 스포츠 콤플렉스인 올림픽 파크를 건설했다. 이곳의 사라졌던 개구리가 20년 만에 돌아오게 한 놀라운 생태환경 단지로 변모한 시민들의 명소가 되었다.
 주경기장이 지어질 서구 연희동 58만 6천㎡는 그린벨트로 자연녹지지역이다. 이곳이 주경기장 부지로 선정된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주경기장을 설계함에 있어서 이곳이 애초에 녹지지역이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구지역은 타구보다 많은 녹지지역을 갖고 있지만 개방된 공원은 많지 않다. 그러므로 신설될 주경기장은 개방형 자연공원(도시 숲)으로 건설되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어야 한다.
 또한 서구지역은 인천에서 문화기반시설이 가장 빈약한 곳이다.
 최근 서구지역에 청라와 검단지구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시민들의 문화와 여가활동을 위한 제대로 된 문화기반시설 계획은 미미한 것 같다.
 그러므로 주경기장 건설계획에 지역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복합문화여가 시설들을 잘 배치하는 것은 향후 활용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건설 논란은 아주 뜨거웠지만 신규건설로 일단락 됐다. 이제 어떻게 건설할 것이며 어떻게 사후 활용해야 할지 고민할 문제만 남아 있다. 인천시의 발표대로 "주경기장은 최첨단·친환경 경기장으로 건설되며 역대 주경기장 중 가장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경기장 사후 활용 측면에서도 수익시설을 둬 흑자경기장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것처럼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너무 수익성만 앞세우다 보면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 주경기장이 지어질 연희동의 58만6천㎡의 부지와 3천134억원의 예산은 모두 시민의 것이다. 시민들이 휴식과 여가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인천의 새로운 생태환경단지, 종합어뮤즈먼트 공간으로서 아시아경기 대회를 치른 지역명소로 남기기 위해 어렵지만 힘든 선택이 필요하다. 공공성을 우선하는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이 건립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