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용의자 딸-피해자 아들 '실타래처럼 풀어지는 과거'
한석규, 손예진, 고수. 이름만으로도 관심을 집중시키는 배우들이 영화 '백야행'으로 관객들 앞에 선다.
 
오늘 개봉하는 '백야행'은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촬영기간 내 요한 그 자체였다는 고수의 한층 깊어진 눈빛과 2009백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에 빛나는 손예진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내면연기,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국민배우 한석규가 관객을 '하얀 어둠속'으로 이끈다.
형용모순의 제목인 '백야행-하얀 어둠속을 걷다'는 두 남녀 주인공 미호(손예진)와 요한(고수) 그 자체다.
14년 전, 요한의 아빠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미호의 엄마가 용의자다.

같은 반 친구였던 두 사람은 이 사건을 계기로 멀어지게 되고, 세월이 지난 지금 미호는 빛처럼 환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요한은 여전히 어둠속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재벌총수이자 미호의 약혼자인 승조가 미호의 뒷조사를 하면서 과거를 제외하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람에게 심상치 않은 비밀이 있음이 드러난다. 한편, 형사인 동수(한석규)는 한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에 의해 14년 사건을 다시 만난다.

당시 아들을 사고 현장에서 잃은 후 퇴락해 버렸지만 현재 일어난 살인이 요한과 관련됐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조사를 하면 할수록 드러나는 미호와 요한의 충격적인 비밀에 몸을 가누지 못한다.

이 영화는 박신우 감독의 첫 장편이다. 하지만 박 감독은 특유의 뚝심과 연출력으로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보였다.

특히 장문의 자필편지를 보내는 등 2년여 동안 끈질긴 설득 끝에 한석규를 동수역에 캐스팅한 일화는 유명하다.

배우 한석규는 기자 간담회에서 "박 감독의 영화에 대한 집요함을 느꼈다"며 웃은 뒤 "대화를 나누면서 그의 진심을 알게 됐다"고 출연 동기를 밝혔다.

이에 박 감독은 "한석규는 연기가 체득돼 있어 굳이 설명이 없어도 조명, 프레임 순간의 느낌을 살려낸다. 마치 연기하는 기계 같다"고 말했다.

완벽한 캐스팅을 이룬 박 감독은 촬영에서도 완벽을 추구했다.

14년이란 시간적 공간을 구현해 내기 위해 장소 헌팅과 세팅 등 사전제작에만 2년을 공들였다.

또 극중 성인이 된 미호와 요한이 각각 카페와 와인 바에 위치한 채 처음 만나는 장면은 6개월만의 발품 끝에 섭외했다.

'백야행'은 고수의 제대 후 첫 스크린 복귀작은 물론, 드라마 '연애시대' 박연선 작가의 각본, 영화 '추격자' 이창재 감독의 촬영, '박쥐', '비열한 거리', '올드보이' 조영욱 감독의 음악 등 각 분야의 최고 스태프들이 모인 작품으로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또 국내 판권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네티즌들이 벌인 설문조사에서 가상 캐스팅 1위에 올랐던 손예진과 고수가 실제로 캐스팅 돼 충무로 뿐 아니라 일반 팬들도 이목을 집중한 영화다.

19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심영주 인턴기자 blog.itimes.co.kr/yjs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