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인천세계오페라 페스티벌
올 가을 인천 공연계를 채우는 레퍼토리 중 가장 '눈길 끄는' 장르는 단연 명품 오페라다. 아니나 다를까 베세토오페라단이 올해도 어김없이 오페라를 한편 들고 온다. 오페라단 대표적 레퍼토리로 꼽히는 모차르트 '마술피리'를 인천무대에서 처음 풀어놓는다.
2007년 포문을 연 '인천 세계오페라 페스티벌'에서다. 인천시가 명품도시에 걸맞는 명품축제를 일구겠다는 의지로 인천일보와 머리를 맞대고 시작한 축제다. 국내 무대를 뛰어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명성을 쌓고 있는 베세토오페라단이 파트너로 나섰다.
한해 두해를 건너 올해로 세번째 무대를 올린다. 금년엔 인천시민은 물론 인천세계도시축전을 찾는 이들도 향연을 누릴 수 있도록 계절을 봄에서 가을로 옮겼다.
'2009 인천세계오페라 페스티벌'의 첫 주자로 10월 23~25일 3일동안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을 채운다.

베세토오페라단 '명품 오페라'

베세토오페라단이 지향하는 무대는 '세계 최고'다. '인천세계오페라 페스티벌'을 이끌 주자로 선택된 이유가 그래서다.
첫 해에는 이탈리아 제노바 카를로 필레체 오페라극장과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 극장을 초청, '카르멘'과 '라 트라비아타'를 올렸다.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극장의 주역들과 스텝, 무대, 의상까지 공수, 명품 오페라의 진수를 풀어놓았다.
이듬해 축제에서는 푸치니 대표적 오페라 '토스카'를 선보였다. 역시나 유럽 전역에서 주목받는 오페라 연출자와 가수들을 캐스팅, 또 한편의 명품 오페라를 더했다.
올해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골랐다. 베세토오페라단의 트레이드 마크로 불리는 작품이다. 인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에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도르트문트 국립극장과 호흡을 맞췄다.

최초의 독일어 가극 '마술피리'

"마술피리는 모차르트 천재성이 돋보이는 오페라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음악과 다양한 캐릭터들이 작품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어 마법과도 같다. 오페라 최초의 위대한 독일어 오페라로 손꼽힌다. 멜로디의 아름다움이나 음성의 매력을 내세우는 이탈리아 오페라와 달리 극적인 표현에 의미를 두고 있다." 예술총감독을 맡고 있는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이사장의 작품예찬이다.
설명처럼 모차르트는 마술피리를 통해 독일 전통 오페라를 완성했다. 독일 민요풍의 노래와 이탈리아 오페라풍 아리아, 그밖에 성악과 기악 등 형식을 흡수, 변화무쌍하고 예술성 높은 작품세계를 표현해냈다. 모차르트가 마지막으로 작곡한 오페라이기도 하다. 완성후 뷔덴극장에서 초연, 이후 2개월만에 사망한다.
작곡가의 죽음에도 불구, 작품은 해를 거듭할 수록 인기를 더해갔다. 독일 오페라의 고전으로서 낭만파 오페라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2막으로 구성돼 있다. 구렁이에 쫓긴 왕자 타미노는 밤의 여왕 시녀에게 구출된다. 여왕의 딸 파미나의 아름다운 화상을 보고 수도자 자라스트로에게서 그녀를 구하려 결심한다.
새장수 파파게노를 데리고 자라스트로에게 간 왕자는 사실은 그가 덕이 높은 인물이고 여왕이 악의 화신임을 알게된다. 자라스트로가 내놓은 시련을 이겨낸 타미노는 파나마와 맺어진다. 파파게노도 파파게니를 얻는다. 밤의 여왕은 부하를 데리고 복수하러 오지만 지옥으로 떨어진다.

화려한 출연진 한 무대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독일 정통 오페라 극장이 전하는 오페라다.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극장의 주역들이 인천으로 날아온다.
극장 상임연출자 페트릭 비알디야가가 연출을 맡았다. 라 보엠, 돈 죠반니, 피가로의 결혼, 투란도트 등 수많은 작품에서 연출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휘자 역시 국립극장 상임지휘자 에카르트 비크가 지휘봉을 잡는다.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출신으로 일찍부터 두각, 이후 수많은 오페라 축제에서 경력을 쌓아오고 있다.
파미나역에 도르트문트 극장 대표 게스트 솔리스트 에스테 힐스버그를 뽑았다.
타미노는 이중 캐스팅했다. 스위스 베른 출신으로 독일 비스바덴 국립극장에서 데뷔무대를 장식한 안드레아스 샤이데거가 한 사람이다.
테너 김석철이 또 한사람이다. 2003년부터 도르트문트 주역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07년 성남아트센터 기획작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밤의 여왕으로는 이 역할 전문 주역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안냐 마리아 카프탄을 세웠다. 파파게노는 독일 출신의 게랄드 쉔과 유럽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공병우가 각각 맡는다.
"지금까지 올렸던 어느 버전 못지 않은 최상의 오페라를 확신한다." 강 이사장이 자부심을 전한다. /김경수기자 kks@itimes.co.kr





獨 오페라 감동 그대로

강화자 베세토오페라예술단 이사장


"'마술피리'는 어느작품보다 애착이 큰 오페라입니다. 이 작품으로 첫 연출을 한 때가 27년전(1982년)이에요. 의욕이 충천해서 작품에 몰두했었지요. 이후 공연을 거듭해오면서 이젠 베세토 하면 '마술피리'가 자연스레 떠오를 정도로 대표 레퍼토리가 됐습니다. 인천시민에게 당연히 드리고 싶은 선물입니다."
'마술피리'에 대한 애정으로 '인천 세계오페라 페스티벌'이야기를 여는 강화자 베세토 오페라예술단 이사장이다.
인천에서 오페라 축제를 시작하면서 해마다 최고의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원칙을 변함없이 실행해오고 있다. 올핸 특히나 준비하는 마음이 즐겁다.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주제가 동·서양 영원불멸의 테마 '사랑'이죠. 사람을 아우르고 불과 물의 시련도 넘어가게 하는 힘이 있지요. '마술피리'에는 마법처럼 그 사랑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무대에 올릴 때마다 매진 사례를 기록해왔다고 덧붙인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다.
독일 정통 오페라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그 감동을 그대로 전하고자 독일오페라의 자존심 도르트문트 국립극장을 초청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천사를 의외적으로 남자아이로 세웠습니다. 작은 변화를 주려는 시도였음에도 기대이상 신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더불어 마지막 장면에서 출연하는 10여명의 어린이 합창단을 인천지역 초등생으로 세우려 한다. 시민이 함께 만드는 오페라로서의 깜짝 이벤트다. 반드시 될 것이란 확신으로 시작했다.
"시작할 당시 주위에서는 오페라문화가 미미한 도시에서 과연 될 것이냐는 우려를 건넸습니다. 그러나 확신감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문화의 꽃을 피우겠다는 사명감을 지니고 왔습니다."
첫 공연에서 열광하는 관객을 보았다. 가능성이 있는 도시였음에도 그간 문화콘텐츠가 부재했던 것이 원인임을 실감했다.
"오페라는 처음 말걸기가 다른 장르보다 수월치 않지만 들을수록 매력에 빠지는 예술입니다. 올해도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마술피리'의 진수를 맛보시기 바랍니다." /김경수기자 kk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