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서쪽으로 30㎞ 거리의 파두아시-13세기 시서기 로란디노의 연대기 기록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고 한다.

 『파두아 시장. 아르빗쵸 다 피오레는 신중하고 사려깊고 예의 바르고 멋지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그는 현명하고 위엄있고 또 빈틈없이 정치를 했으나 유쾌하게 놀줄도 알았다. 1214년 어느날. 파두아에서 북동쪽으로 40㎞ 떨어진 트레비소에서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파두아 시민 다수가 이곳에 모였다. 귀족과 시종들 고귀한 부인들 그밖에도 미스 파두아라고 할만한 미녀 10명 등…』

 아마도 당시의 파두아 시장은 여러모로 인기있는 신사 즉 시장으로서 퍽 적합한 인물이었던듯 하다. 적어도 지위에 걸맞는 주인공이었다고 기록이 그렇게 남기고 있다. 당시 중세의 이탈리아 시장은 도시의 최고재판관으로서 군사와 사법의 최고권력자를 의미했다. 임기는 6개월. 13세기 이후에는 도시내의 어느 당파에도 속해 있지 않는 외국인 귀족이 선임되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시장이란 지방자치단체인 시를 통괄하는 장이다. 나라에 따라 그 권한이나 형태 혹은 의미의 인식에 차이가 있겠는데 우리와 달리 서구 시민들의 시장을 대하는 자세와 존경심은 자별하다. 우리는 오랜 기간 임명제 시장을 섬겨(?)왔으나 그들은 직접 선출하는 전통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시장을 의미하는 영어의 메이어의 의미도 유별나다. 특히 영국의 런던 시장 정도면 로드 메이어라고 해서 그가 취임하는 날과 취임 행렬을 로드 메이어스 데이니 로드 메이어스 쇼라고 불러 준다. 지난 79년 인천에서 맥아더로 분해 6·25 전쟁영화 『오 인천』을 촬영중이던 로렌스 올리비에경이 70이 넘은 나이면서도 우리 원병희 시장에게 깍듯이 메이어라며 존칭 화제가 되었던 일도 있다.

 원주 출신의 재미교포가 워싱턴주의 페더럴웨이의 2년 임기 시장에 선출되었다는 보도이다. 77년에 이민 세탁소를 운영하던 주인공이라고 하니 입지전적이랄 수도 있다. 옛 파두아 시장과 같은 인기를 기대한다. 한국인 시장이여 부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