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조는 세종조의 중신이다. 그때도 공창이란 것이 있었던지 폐지론이 일어 정부에 문의했을 때 모두가 혁파를 찬성했는데 유독 그에게만은 묻지를 않았다. 그도 당연히 같은 생각이리라 단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행실이 바르고 깨끗했으며 금욕적이었다. 모두가 말하기를 『허공은 평생 음양을 알지 못하리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었다. 만일 공창을 폐지한다면 그보다 더 큰 폐단이 생겨나리라는 반론이었다.

 『남녀간의 욕정이란 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창기를 엄하게 금할 경우 젊은 외국 사신이나 조정의 관리들은 모두 불의를 저질러 사가의 여인들을 해코저 할 터이니 영웅과 호걸들이 죄짓는 일에 빠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그대로 둠만 같지 못하다.』 마침내 공창폐지론은 없었던 것으로 했다.

 그러나 매춘을 미화하거나 『필요악』이라는 미명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매춘은 사회질서와 윤리를 흐트러뜨리는 사회악일 뿐이다. 특히 지난 전란의 부산물 같았던 가난 때문이 아니라 향락을 위해 그리고 몇푼 돈을 원하는 철부지 어린 것들까지 끌어들이는 오늘날의 윤락가를 그대로 보아 둘 수가 없다. 그곳에는 인권도 없고 보건도 없다. 다만 흡혈귀와 같은 마수와 착취만이 있을 뿐이다. 부임하자마자 그곳을 살펴보고 온 신임 여성서장도 어떻게 그곳을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혀를 찼다.

 최근 가장 걱정스러운 현상은 미성년자들의 매춘이 널리 번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납치와 인신매매가 문제시되던 지난날과 달리 삐뚤어진 성도덕과 원조교제니 뭐니 해서 스스로 찾아나서는 10대들로 인해 크게 우려된다는 작금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혐오하거나 경멸해서는 안된다. 아무도 그녀들을 향해 돌팔매를 할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을 보호하고 선도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단속만이 아닌 그들을 어떻게 구조해 내느냐가 문제이다.

 지금 『매매춘과의 전쟁』 선포에 아낌없는 격려 성원으로 시끌하다. 그런데 인천은 조용하다. 과연 인천은 깨끗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