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현직 국회의원이었던 분이 재선에 출마할 뜻이 있어 필자에게 당선여부를 물었던 적이 있었다. 당선되기를 기원하면서 주역으로 괘를 뽑았더니 뢰지예(雷地豫)괘가 나왔다. 예(豫)는, 땅위에 우뢰가 분출하니 활동적이고 순서를 지키고 일에 앞서 미리 예방을 하여 이득을 보며, 큰일을 위임받아 능히 이루니, 모든 사람들의 우러름을 받고 주체가 되어 행동한다고 하였다. 많은 무리를 통솔하는 상으로, 함께 더불어 뜻이 맞아서 화합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상이다. 그러나 길흉이 없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가 없어 다시 재차 작괘 하였다. 그랬더니 진위뢰(震爲雷)괘 초효가 동해 당선을 확신할 수 있어 재선 될 것을 예견해 주었다.

무엇보다 주역은 우주만상의 본질과 변화의 틀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논리인 까닭에 상징성이 강하고 의미가 복잡다양하다. 그리하여 같은 말이라도 뜻이 다르고, 간단한 용어에도 의미가 무한하다. 문자가 없었을 때는 인류의 경험과 지혜로 터득한 사상을 도면으로 그린 것을 괘(卦)라 하였고, 괘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획은 전체적 구조 속에 서로 직접 관계하는 공동체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효(爻)라고 이름 하였다.

천지간의 조물(造物)은 오묘하기 이룰데 없어 심오한 철리를 탐구하고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사회의 뭇사람을 위하여 보다 더 정확하게 판정하고 선도적 역할로 나아가고자 할 때 점법이 예시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인간은 자신의 장래에 대해 많은 불안과 동시에 많은 희망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인간 사회가 형성된 이래로 지금까지, 오늘날에는 물론 문명이 더욱 발달한 미래에도 영원한 명제이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세존의 교훈을,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예지를 신앙의 지침으로 삼고 있을 뿐 아니라, 운명에서는 점법을 통해 현자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역 점을 칠 때 주의할 점은, 간혹 작괘하여 진위 여부가 확실치 않을 때 반드시 재점(再占)을 통해 정학한 판단을 구해야 실수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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