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계 원주민
2008년 8월 09일 (토, 제14일) <3의 3>

돼지고기와 고구마를 먹고 있는 '다니 족' 중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손가락 끝이 잘린 사람이 여럿 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알아보았더니, 이들에게는 가족이 죽으면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손가락 끝을 자르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잘린 손가락은 모두 돌도끼에 잘린 것이다. 정말 문화의 차이가 신기하기도 하다. 나는 끔찍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자신의 손가락을 자를까? 그러나 본인들은 오히려 자랑스러운 듯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도 당당하게 포즈를 취해주었다.

다니 족은 살찐 사람은 한사람도 없고 지방층이 없어서인지 굵은 혈관이 피부표면에 돋아나와 보인다. 이곳은 적도 바로 아래이지만 고도가 높으므로 아침기온은 5℃까지도 내려간다. 그래도 이들은 옷을 입지 않는다. 피부에 바르고 있는 돼지기름이 보온효과가 있을까? 이들은 몸을 씻지 않으며, 말레이계 민족의 관습인 만디(목욕)의 습관도 없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아끼마(Akima) 마을에 들렸다. 이곳은 17세기경의 선조라고 하는 미라가 공개되고 있는 마을이다. 한 민가에 도착하니 '코테카' 차람의 남자가 집안에서 앉은 자세의 검은 미라를 들고 나왔다. 삐쭉 마른 '코테카' 차람의 남자와 검게 빛나는 '미라'를 보고 있으니 이상한 감이 든다.
발리엠 계곡입구인 와메나와 자야푸라를 연결하는 도로는 오래 전부터 건설 중이라고 하나 정글과 5000m를 넘는 높은 산을 지나는 곳에 도로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언제 개통될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지금은 와메나로 들어가려면 항공편밖에 방법이 없다. 2004년의 통계를 보면, 1년간 와메나를 방문한 외국인은 겨우 1000명 정도라고 한다. 뉴기니 섬은 높은 산, 울창한 숲, 저지대의 늪, 산호섬, 억수같은 비, 수많은 강, 극락조를 비롯한 아름다운 동식물이 자라고 있는 비경 중 비경이다.

저녁식사를 하려고 어제저녁 갔던 호텔 앞에 있는 식당으로 갔으나 문이 닫혀있다. 이유를 알아본즉, '파푸아 분리독립'을 주장하는「자유 파푸아운동(OPM)」조직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청년이 오늘 낮 이 식당 앞에서 경찰에게 사살되었다고 한다.

파푸아문제는 인도네시아인과 원주민 사이의 동떨어진 벽이다. 무릇 뉴기니 섬의 원주민은 파푸아계 민족이며, 몽고로이드인 인도네시아인과는 서로 다른 계통의 인종이며 일부의 해안지대를 제외하고는 문화의 공통성도 전혀 없다.

또한 이곳 원주민들은 서로 언어와 문화를 달리하는 여러 부족으로 나누어져 살고 있으며 지리적 자연조건에 따른 단절상태에 있다.

원주민 중에는 아직도 석기시대의 생활을 하고 있는 종족도 있으며, 원주민 부족사이에서는 '목 사냥'으로 서로를 복수하는 적대관계도 있으며 동포의식이 자랄 환경도 역사도 없었다.




뉴기니 섬 파푸아의 인도네시아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파푸아계 원주민은 소수화 되고 있다. 파푸아에서 태어난 원주민은 1971년의 96%에서 1990年에는 79%까지 줄어들었다. 이곳에서는 인도네시아인이 지배하고 원주민인 파푸아계는 최하층으로 전락하는 사회구조가 형성되어 원주민들의 불만은 날로 쌓이고 있다.
파푸아계 원주민의 민족의식에 의한 파푸아 분리 독립문제가 고조되고 있어 파푸아계 원주민의 폭동(1996년, 1998년)도 여러 번 발생했다. 이리하여 파푸아계 원주민에 의한 「자유 파푸아운동=OPM(Organisasi Papua Merdeka)」이 조직되었으나 압도적인 인도네시아 군사력에 대하여 이들의 힘은 정치적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