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전명 발키리'
2차 세계대전때 독일군 실제 내부쿠데타 영화화
 
수 많은 실패한 역사가 있었기에 승자들이 기억된다.

영화 <작전명 발키리>(감독:브라이언 싱어) 속 그들은 패자였다. 1940년대 초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던 그때 혼돈의 중심에 있었던 독일로 들어간다.

독일군 사령관 '슈타펜버그' 대령은 나치 당원으로서 자부심보다 히틀러의 하수인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괴롭다.

전장에서 한쪽 팔과 눈을 잃고 남은 손의 손가락 마저도 몇 개를 잘라내야 했던 이 전쟁 영웅은 히틀러를 향해 반역을 꿈꾼다. 여기에 포악해져가는 히틀러에게 환멸을 느끼는 '올브리히' 장군과 '벡' 장군 등 군 실세들도 슈타펜버그 장군과 함께 반기를 들 때만을 노리고 있다.

그들이 세운 작전은 비상대책 '발키리 작전'을 역으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발키리 작전은 히틀러 자신이 축출되거나 살해되는 등 소요사태가 발생했을 때 자신과 자신의 정부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국가 비상대책. 슈타펜버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이다. 이 짧은 순간 이들은 자신과 독일의 운명을 맡긴다.

실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내부에서 있었던 쿠데타 사건을 바탕으로 실존했던 인물들을 내세워 긴박했던 시간 속으로 파고든다. 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위태로웠을 순간을 억지스럽지 않게 담아냈지만 미국인이 만든 독일 역사 영화라는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슈타펜버그를 제외한 다른 인물들은 우유부단하고 과도하게 신중하다. 히틀러 반대편에 서는 이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던 독일군 내부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말하기 보다 마치 영화 <쉰들러 리스트> 속 '쉰들러'처럼 슈타펜버그라는 인물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들이 있을 뿐이다. 독일 레지스탕스의 고민은 인간적인 고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톰 크루즈는 주인공을 맡아 그의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내보인다. 12세. 22일 개봉.
 
/소유리기자 (블로그)rain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