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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학력 쑥쑥… 신나는 배움터
인성·학력 쑥쑥… 신나는 배움터
  • 승인 2008.12.31 00:00
  • 수정 2008.12.30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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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제일고등학교
독서교육 중시… 보유장서 1만권 육박 시교육청 , 4년연속 학력향상고 선정

교정에 들어서니 일단 눈이 시원하다.

시선이 탁 트인 운동장을 지나면 산 밑자락에 제법 묵직하게 자리잡은 학교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제일고등학교.

가슴에 품은 웅지를 펴기 위해 한껏 기운을 모아가고 있는 학교다.

학교 문은 1977년에 열었지만 지금의 인문계고등학교로 전환한 건 2004년.

그러니까 인문계고 졸업생을 배출한 건 작년이 처음.

내년 2월에 세번째 졸업생을 내는 신흥 사립고등학교지만, 이 학교를 눈여겨 봐야 할 듯 싶다!

뭔가 일이 되려는 기운, 뭔가 일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1년에 딱 사흘 문을 닫는다.

이건 선생님들이 없는 날이 1년에 3일 뿐이라는 얘기다.

비록 인문계로의 전환 역사는 짧은 신흥 학교지만 인천 지역사회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주고 실력으로 좋은 학교임을 인정받겠다는 생각이 설립자인 김계홍 이사장과 채우진 교장 이하 모든 교사들의 머리와 마음에 꽉 차 있는 덕이다.

이 학교의 자랑은 일단 인천지역에서 제일 널찍하고 여유로운 학교의 규모와 시설.

널따란 대운동장에다 별도로 테니스 코트와 농구 코트까지 있어서 피가 끓을 나이인 이팔청춘들이 아무리 뜀박질을 해도 전혀 좁거나 모자랄 것 같지 않다.

학교 여기저기에는 탁구장과 체력단련실도 있어서 학생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 스타일이나 자신의 성격이나 기호에 따라 몸을 단련시킬 수 있을 듯.

건물 내부도 꽉 찼다.

모든 교실엔 모든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쓸 수 있는 개인용 옷장 겸 사물함이 갖춰져 있고, 본관 4층에는 쾌적한 냉난방 시설을 갖춘 500석 좌석의 독서실이 있다.

괜히 돈 들이고 시간 까먹어 가면서 사설 독서실 갈 바에야 불 켜주고 냉난방 다 해주고 선생님도 계시는 학교에서 공부하는게 훨씬 낫잖겠느냐는 게 독서실을 마련한 학교측의 설명이다.

책은 얼마나 있을까.

'보유 장서 1만권이 목표'란다.

9천권은 이미 넘었고, 매년 1천만원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 무조건 도서구입에 쓰고 있다는 이 학교.
당연히 독서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주 당 세 시간을 독서지도 시간으로 편성, 이 때는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든 집에서 가져 온 책이든, 책을 읽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건강하고 건전한 경제 마인드를 심어주는데도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입학과 동시에 제 이름으로 된 통장을 받는다.

통장 입금액은 2천원으로 다 똑같지만 학교를 졸업할 때의 잔액은 다 달라지고, 이래저래 용돈이든 뭐든 아껴서 저축을 많이 한 학생들은 졸업할 때 대학 입학금과 등록금 정도는 너끈히 마련해 간다고.

실제로 내년 졸업식 때 저축상을 탈 물망에 오른 학생들 5명의 저축액을 봤더니 적게는 140만 원에서 많게는 639만 원까지 돈을 모았다.

639만 원을 모은 친구의 지난 3년 간의 저축 횟수가 122번인 걸로 봐서, 그냥 어른들이 도와줘서 가끔 넣는 뭉칫돈으로 모은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모든 교실에는 대형 빔프로젝터가 갖춰져 있어 미디어 활용 교육도 걱정할 일이 없다.

또 512명이 한번에 밥을 먹을 수 있는 현대식 식당도 있어서 밥 먹기 번거로울 일이 없을 듯. 급식은 물론 학교 직영이다.

이런 넉넉하고 편안한 환경과 교사들의 열정은 당연히 대학 진학 실적으로 이어졌다.

올 12월 15일 현재까지, 그러니까 정시 모집을 제외하고 수시 모집을 통해 236명의 3학년 학생들 중 151명, 64%가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서울대학교 합격생 2명을 포함해 서울과 인천시·경기도 내에 있는 대학교에 73명, 지방의 4년제 대학교에 68명, 전문대학교에 10명씩 합격자를 냈다.

꼭 좋은 학교가 되겠다, 만들고야 말겠다는 분명한 목적의식과 소명인식.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실제로 고민하고 모색하고 추진해 가는 학교 운영에 대해 모든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을 듯.

실제로 이 학교는 얼마 전 OMR, 그러니까 무기명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학부모 6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교육활동, 수업 방법과 운영, 진로지도, 생활지도, 인성지도, 교육환경 조성 등 모든 면에서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

질의 항목 전반에서 매우 우수가 13%, 우수가 39.4%, 보통이 35%, 미흡이 10.5%, 매우 미흡이 2.4%의 분포를 보여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가 매우 긍정적이란 점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대목이다.

교장·교감의 학교 경영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자치활동 및 특기적성 계발을 위한 지원 항목에서 일부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 것을 제외하면 모두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이 학교 교사 50명도 무기명 교장 평가를 통해 협의회 및 연구활동 지원이 약간 아쉽다는 일부 지적을 한 걸 빼곤 모든 질의 항목에서 고루 호평을 했다. 전반적으로 자녀의 학교 생활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와 교사들의 직장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좋게 나온 것.

이렇게 내부로부터 객관적인 평가와 지적을 뽑아내고, 이를 통해 뭐든 더 좋고 낫게 만드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이 학교 앞으로 주목해야 할 듯 싶다.

/송영휘기자 blog.itimes.co.kr/ywsong2002·사진제공=제일고등학교



"학생사랑 철철 넘치는 잔소리 꾼"

인터뷰/ 채우진 교장·김계홍 이사장


도대체 학교 운영의 방점을 어디에 찍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

채우진 교장(사진 왼쪽)과 김계홍 이사장(오른쪽)의 얘기를 듣자니 학력이냐 인성이냐, 과연 뭐가 우선인지 판단이 안된다.

"평생 아이들 가르친 교육자로서 100% 동의는 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면 학력이 먼접니다."(채 교장)

"밥상머리 교육이 옛말이 된 산업사회고 정보화사회일수록 학교 같은 교육기관이 예의와 사람됨을 가르칠 책임을 져야 합니다."(김 이사장)

서울의 명문 대원외고에서 24년을 근무했던 채 교장은 이 학교 이사장이 자신과 교류가 있었던 김 이사장에게 제일고의 인문계 고교로의 전환과 새출발을 책임질 적임자로 추천하면서 지난 2003년에 제일고 교장에 부임했다.

일년에 겨우 며칠 쉬어가며 스스로 본을 보이는 그의 모습을 교직원들도 뒤따랐고, 이는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내리 4년을 인천시교육청이 선정하는 학력향상고로 뽑히는 성과로 이어졌다.

채 교장이 맨 앞에서 학력 향상을 끌어가고 있다면 김 이사장은 그 옆에서 인성 교육을 끌어 올리는 사람이다.
학생들의 건강하고 방정한 인성 형성을 위해 재학 중 꼭 지켜야 할 11개 항목의 규칙을 선포하고 학생들에게 잔소리(?)를 늘어 놓는 역을 스스로 맡았다.

자기가 잔 자리와 방은 자신이 청소하고 정돈하라는 항목에서부터 값비싼 고급 운동화는 신지 말라는 규정까지 학생들의 일상 생활과 말 그대로 밀접한 사항들이 규칙의 내용.

시시콜콜한 것까지 그렇게 간섭해야겠느냐는 말이 가끔 학생들로부터 나오기도 하지만 이런 학교의 규칙과 방침의 교육적 목적과 의도를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타이르면 따르지 않는 학생들이 없단다.

실제로 김 이사장은 이 학교 학생들이면 자기 명의로 받는 평생저축통장의 첫 종잣돈 2천원씩을 자신의 개인 돈으로 넣어줘 왔을 만큼 자신이 강조하는 인성과 건강한 경제 마인드 교육을 스스로 실천하는 교육자다.
학교 설립자와 운영자가 이렇게 쌍두마차로 학력과 인성을 견인하고 있으니, 뭐가 먼저인지 헷갈리는 것도 당연할 듯.

그야말로 기분 좋은 공존이요, 둘 모두가 우선이라는 게 맞을 것 같다.

/송영휘기자 (블로그)ywsong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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