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지자체 출연 환경재단 '에버그린21'운영
환경인증제 도입 … 탄소사냥·걷기대회 등 구슬땀
공동주택 '탄소량배출 고지서' 국내 최초 발행도
박주원 안산시장 기후보호대응 을 말하다
 
"기후변화는 이제 단순한 환경문제를 뛰어 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화두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선진 38개국 온실가스 의무 감축기간이 끝나는 2013년에는 우리나라 역시 온실가스 감축의무 국가에 포함될 전망이어서 배출한도를 줄이지 못하면 국제 탄소거래 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할 처지에 있다. 기후 자체가 새로운 경제 시장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구체적 대응이나 인식이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안산시 출연 기관인 전국 최초의 환경재단인 '에버그린21(www.asegreen.kr)' 이 12월로 설립 6개월을 맞았다. 안산시를 저탄소 에코시티(Eco-City 생태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짧은 기간에 '기후보호 대응 초석을 다졌다' 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재)에버그린21의 이사장 겸 74만 안산시민의 수장인 박주원 안산시장으로부터 6개월간의 활동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고 미래의 지방자치단체의 기후보호 해결 방법을 찾아본다.
 
 
안산시 하면 공단의 악취와 썩어가는 시화호, 수도권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규제지역일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도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배출하는 도시로 경기도의 10분1에 해당하는 700t을 배출하는 등 공해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그래서 박주원 안산시장은 중요 공약 중 하나로 '한국 제1의 기후보호도시'를 들고 나왔다.

중앙정부 도움 없이 안산시가 주체가 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대응 프로그램은 바로 '에버그린 환경인증제'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전국 최초의 지자체 출연 환경재단인 에버그린21을 지난 7월 25일 출범시켰다.

"환경재단 출범과 함께 시가 의욕을 갖고 추진한 '환경인증제'는 가정, 학교, 서비스업, 기업체, 공공기관 등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생활 속에서 실천으로 줄이게 되면 그 줄인 만큼의 온실가스 감축 양에 대해 시에서 인증을 해주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의 환경보전과 에너지 절약 운동입니다."


▲탄소사냥대회

'에버그린21'이 처음 시도한 사업은 '제1회 탄소사냥대회'다.

이 대회는 '환경인증제'의 일환으로 전기 사용량을 줄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를 많이 감축한 가정과 동아리에게 시상을 하고, 비 입선자는 감축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탄소 포인트로 환산해 환경친화상품 또는 각종 문화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박 시장은 "환경인증제는 현재 1만2천가정이 참여해 12월말까지 진행되며 이 대회를 통해 약 181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과 5천300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서비스업, 공공기관, 기업체, 학교부문에 전기, 가스, 수도 등 에너지 전 분야로 이를 확대하는 '제2회 탄소사냥대회'를 열기로 하고 내년 4월까지 참가 신청접수를 하고 있다. 문의 031-500-5125~6


안산시는 저탄소 에코시티(Eco-City 생태도시) 조성 등을 보다 적극적
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월 26일 환경부와 환경 생태도시 만들기 협
약을 체결했다.
▲생태도시 안산만들기 선언


시는 환경부와의 '환경 생태도시 만들기' 협약식을 기념하고 많은 시민의 '탄소사냥대회'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8월 28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약 3만명의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국 제2호 탄소중립 행사인 '생태도시 안산 만들기' 선언식을 가졌다.

시가 지난 8월 26일 환경부와 체결한 '환경 생태도시 만들기' 협약은 환경생태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고 협력하겠다는 대내외 약속이다.


안산시와 환경부는 이번 협약으로 안산시를 환경생태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해 환경 전반에 걸쳐 행·재정적 지원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구체적인 협력분야는 기후변화 대응, 생태용량 확충, 대기질 개선, 자원순환성 강화, 물 재이용률 제고, 걷기·자전거타기·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의 장려, 지역환경 관리목표제 도입으로 친환경적 삶의 공간 확대 등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시는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기반구축이나 신재생에너지 확충과 같은 기후변화 대응 사업, 하천생태계 복원과 같은 생태복원 계획, 도시를 생태적으로 만드는 저탄소 에코시티(Eco-City·생태도시)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걸음아 나 살려라' 만병통치 환경사랑 걷기대회

시는 지난 11월 8일 화랑유원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전에 대한 사회적 실천분위기 확산, 친환경적인 건강걷기를 통해 시민의 건강증진과 가까운 거리는 출퇴근하도록 홍보하기 위해 '걸음아 나 살려라' 만병통치 환경사랑 걷기대회를 개최했다.

"시는 앞으로 각종 행사로 인해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축소하기 위해 행사시 가급적 공식행사를 약식으로 간소화하고, 그래도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량은 그 상쇄량 만큼의 나무를 식재하는 '탄소중립숲' 조성을 통해 발생량을 상쇄할 수 있도록 의무화할 예정입니다."

시는 또 이 대회 참가비 전액을 사막화 방지 추진기구와 협력해 중국, 몽골 등의 사막화 방지 조림사업에 사용하도록 했으며, 몽골 사막화 방지 조림사업 참가자 세명도 추첨을 통해 선발했다.

시는 내년에도 시민이 많이 찾는 노적봉, 갈대습지공원, 화랑유원지, 호수공원 등에서 모두 6차례에 걸쳐 이 대회를 개최하고 참가비 전액을 몽골지역 등의 사막화 방지 조림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에버그리너 양성교육 개강식. /사진제공=안산시
▲'에버그리너' 양성


안산시를 생태도시로 만들어 가기 위해 시민에게 기후보호와 환경보전을 홍보하고 환경인증제 안내자 역할을 담당할 '에버그리너' 제2기 양성교육과정이 지난 11월 7일 경기테크노파크에서 개강했다.

12주 동안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을 거쳐 수료를 하게 되는 이 과정은 수료한 후 명실 공히 '안산 에버그린환경인증' 안내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게 된다.

"에버그리너 양성 교육은 이론과 견학, 체험 위주의 이론과 견학, 체험위주의 강의진행 방식으로 운영되며, 교육 수료후 가정과 학교, 서비스업, 공공기관, 기업 등 단위 교육현장에 투입돼 '안산 에버그린환경인증' 전령사로 활동하게 됩니다."


▲전국 최초 공동주택 탄소배출고지 계약

시는 가정에서 전력, 수도, 도시가스, 집단열공급 등의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과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식재(植栽)량을 가정에 고지하는 '탄소배출량 고지서'를 발행한다.

국내 최초로 발행되는 탄소배출량 고지서는 공동주택(아파트 단지) 6만 가구에 대해 내년 1월부터 기존의 관리비 고지서에 포함돼 각 가정에 배포될 예정이다.

에버그린21은 이를 위해 고지서 출력대행업체인 이지스효성(주)과 지난 26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박 시장은 "이번 탄소배출량 고지서 발행으로 각 가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직접 눈으로 보고 비교해 봄으로써 절약을 통한 저탄소형 생활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세대 당 온실가스 줄이기 목표량을 배출량의 5%로 제시한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박 시장은 또 "탄소배출량 고지서 수령 가정이 온실가스 줄이기 목표량을 달성할 경우 연간 1만1천100t의 CO₂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4월 유럽연합시장의 탄소거래가(유로 24.83)로 환산할 경우 연간 약 5억2천만원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시와 에버그린21은 내년에 한국전력공사 안산지점과 온실가스 줄이기 MOU 체결, 기후보호와 환경개선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기후보호 상' 제정, 아파트 단지 내 태양광 LED가로등 200개 시범 교체, 각급기관 단체장과 환경전문가, 각 동대표 등이 참여하는 '온실가스 감축 시민행동 추진위원회' 구성, 생태발자국(인간 생활에 필요한 자원을 생산하고 소비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토지면적으로 환산해 나타낸 지수) 조사, 몽골, 중국, 베트남 등 환경낙후지역 조림사업 지원 사업 등 기후변화 관련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안산=안병선기자 blog.itimes.co.kr/b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