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특별전
영화공간 주안 11~13일
 
 
인천 영화공간 주안이 김기덕 감독 특별전을 연다. 11일부터 31일까지 마련되는 이번 특별전은 김기덕 감독의 색깔이 드러나는 작품에서부터 최근 제작에 나서 흥행에 성공을 거둔 영화까지 변모해가고 있는 그의 영화관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자리로 꾸며진다.
김정욱 영화공간 주안 프로그래머는 "외부 자본에 좌지우지 되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김기덕 감독의 독립 프로덕션 '김기덕 필름'은 <사마리아>로 시작, <빈 집> <활> 그리고 <시간>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화를 만들어낸 시스템이다"며 "김기덕의 영화가 진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 사회적 구속이나 잣대를 걷어내는 것처럼, 김기덕 필름은 원하는 대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이나 과정을 생략해 제작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 감독의 색깔이 묻어있는 <아름답다>와 전혀 다른 모습의 <영화는 영화다>를 만날 수 있고 유명 배우를 내세우는 전략,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바뀌었는 지 파악할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 시간 (감독 : 김기덕)

오랜 시간을 지우와 함께한 세희는 지우의 사랑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고 그 이유가 자신이 더 이상 새롭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우는 이런 생각을 하는 세희의 민감한 반응이 피곤하다. 지우에게 상처받은 세희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흔적을 지운 채 떠나고 과감한 성형수술로 새로운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지우는 세희와 즐겨 찾던 단골 카페에서 스스로를 '새희'라고 소개하는 묘한 분위기의 웨이트리스를 만난다.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 중 하나인 시체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시간>과 함께 나란히 출품된 영화. 김 감독은 이 영화 개봉 당시 더 이상 한국에서 자신의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고 은퇴 선언을 하기도 했다.


 #. 숨 (감독 : 김기덕)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사형수 장진은 날카로운 송곳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실패에 돌아가고 목소리만 잃은 채 다시 교도소로 돌아온다. 돌아온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그를 사랑하는 어린 죄수다. 하지만 장진에게 이 생에 남아있는 미련은 아무것도 없다.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연의 삶은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우연히 TV에서 사형수 장진의 뉴스를 본 연은 그에게 묘한 연민의 정을 느끼고 그를 만나기 위해 교도소로 향한다. 자신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죽음의 순간을 사형수 장진에게 털어놓으며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은퇴 선언을 하고 1년 뒤 내놓았다. 김기덕의 영화 인생 10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 비몽 (감독 : 김기덕)

지나간 사랑에 아파하는 란. 그는 몽유병 상태에서 진이 꾸는 꿈대로 행동한다. 헤어진 여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진의 꿈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은 옛 애인을 찾아가게 되는 란에게 진이란 존재는 견디기 힘든 악몽이다.

진은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고 생생했던 꿈 속의 사건현장을 찾아가 그곳에서 란을 만난다. 그리고 란이 자신이 꾸는 꿈대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괴로워하는 란의 부탁에도 꿈 꾸는 일을 제어할 수 없는 진. 하지만 란을 위해 진은 한 가지를 약속한다.

일본 유명 배우 오다기리 조와 이나영이 만난 영화.


 #. 영화는 영화다 (감독 : 장훈)

배우가 꿈인 깡패, 깡패보다 더한 배우, 두 남자의 완전히 다른 삶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영화를 촬영하던 배우 장수타는 액션 장면에서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해 상대 배우를 폭행해 영화가 제작 중단 위기에 처한다. 거기다 어떤 배우도 폭력배같은 배우 수타의 상대역에 나서지 않아 궁지에 몰린다. 그는 궁여지책으로 룸 싸롱에서 사인을 해주며 알게 된 조직폭력배 넘버 투 이강패를 찾아가 영화 출연을 제의한다. 누구도 모르게 영화 배우의 꿈을 갖고 있었던 강패는 수타의 제안에 흥미를 느끼며 출연에 응하는 대신 한가지 조건을 내건다.

소지섭과 강지환의 인기 덕분이었을까. 130만여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 아름답다 (감독 : 전재홍)

은영은 그 외모가 출중한 탓에 행복하지 않다. 어딜 가든 따라오는 남자들의 부담스러운 시선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여자들의 질투와 오해가 그를 외롭게 만든다. 어느 날, 그의 스토커 성민에게 강간을 당하고 그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당신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랬어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은영은 모든 불행이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 때문이라 생각하며 그 불행을 저주한다. 그리고 은영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은철이 그의 주위를 맴돈다.

김기덕 필름과 영화사 스폰지가 함께 제작한 영화로 전재홍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08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부문에 초청됐다.

/소유리기자 blog.itimes.co.kr/rain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