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성이야기 섹시토크쇼 야화! 호호호
문화세상이프토피아·인천여성회, 性문화 프로그램 개최
 
'여성 성담론 금기' 인식 탈피 … 자유로운 소통방식 '호응'

최근 개봉한 영화 '미인도'는 개봉 한 달에 접어들면서 흥행 열기가 다소 시들해지는 영화들과는 달리 3050세대로 불리는 중·장년 여성들의 여심을 사로잡으며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중이다.

이는 격정적 사랑에 중점을 둬 여성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해 여성 영화로써 입소문이 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뉴오커의 사랑과 자유로운 성 생활을 소재로 한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는 몇 해 전부터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생활 경험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성(性)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젊은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성 문화와 성 담론이 자유롭게 논의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성 문제는 금기 대상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연, 특히 기존의 대형 강의 형태에서 벗어나 중소형 강의를 지향하며 참가자와 소통하는 방식 등 성교육이 변화하고 있다.

며칠전 성인 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성적 주체로서 '나'를 발견하는 성문화 워크숍이 인천에서 열렸다.

올해 여성부 공동협력사업인 이 행사는 여성주의적 시각에 기반을 둬 성의식을 형성하고 양성이 평등한 성문화 정착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지난달 14일부터 부산, 제주, 강릉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워크숍을 진행중이다.

이들은 그 일정의 마지막으로 인천을 찾았다.

이번 워크숍은 기존 정보중심의 성교육 방식을 벗어나 참가자들이 공동체적 문화체험과 정서적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입체적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여성들은 각종 폭력과 질병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고 건강을 적극적으로 지키고 자신의 성을 한 번 더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워크숍은 로리주희 씨와 지현 씨의 진행으로 즐거운 섹스강의, 명랑 섹스 워크숍, 섹스에 대한 만가지 생각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얼음깨기와 성문화 기초 특강, 나의 애로틱 존을 찾아라, 섹시체조 함께하기 등의 세부 프로그램의 호응도가 특히 높았다.

로리주희 씨는 아줌마를 위한 해방구 '줌마네' 부대표로 성폭력 예방교육 및 성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중이며 지현 씨는 페미니스트 가수이자 작곡가로 여성 성문화워크숍 강사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이 모인 가운데 막이 오르면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 씨가 나와 노래를 하면서 분위기를 띄운다. 그리고 줌마네 부대표인 로리주희 씨가 무대위로 올라오면 본격적으로 화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날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 주제는 즐거운 섹스 강의.

우선 입을 푼다는 의미로 진행자는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니 따라해 보라'고 시킨다. 열린 무대에서 대놓고 말하긴 어려운 단어를 따라함으로써 여성들은 꽁꽁 얼어붙은 편견을 깨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다음부터는 '섹스, 몇 번 하느냐', '자신이 느끼는 오르가즘의 실체', '섹스를 하고 싶다는 표현을 어떻게 하는가', '섹스할 때 어떤 행위를 하나', '자위는 언제 하나' 등의 질문이 이어지고, 객석에서 거침없는 답변이 쏟아져 나온다.

사전에 배포한 설문지에 대한 답변을 중심으로 적나라하고 화끈한 성경험 이야기가 진행된다.

두 번째 순서인 명랑 섹스 워크숍, 체험하는 성문화 순서에서는 여성들의 욕구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노래 '마스터베이션'을 따라 부르고, 여성 스스로 적극적인 즐거움을 찾는 방법, 자위에 대한 이야기 등이 이어졌다.

그동안 남성들의 자위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반면 여성들의 자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사회적 통념을 깨고 여성도 자신의 몸을 알고 즐기는게 필요하단다.

마지막 순서인 섹스에 대한 만가지 생각에선 참가자들이 평소에 궁금했거나 강의를 통해 생긴 궁금증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다양한 질문에 로리주희 씨는 '부인이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부부사이에도 좋고 싫을 때를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등의 조언을 했다.

이날 자리는 평화롭고, 따뜻하고 소통이 가능한 섹스, 폭력이 동원되지 않고 상호 합의에 의한 질병없는 안전한 섹스를 위한 첫 걸음이 자신의 몸과 섹스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성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동질감이 확보된 참가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의미와 정보를 함께 깨달아가는 방식은 기존과 다른 맞춤형 프로그램의 성격을 띄었다.

정정민 인천여성회 부회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편견과 왜곡된 성에 대한 의식이 여성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의식으로 바뀌길 기대한다"며 "여성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한 사회적 주체로서 역량을 펼치도록 지원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정보라기자 blog.itimes.co.kr/jbr

/사진제공=인천여성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