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한양 해물탕, 해물찜
'얼큰한 해물탕 맛에 '풍덩' 빠져 봅시다!'
성남시 신흥동 수정구청에서 시청쪽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주유소를 지나 작은 골목 모퉁이에 비교적 크게 느껴지는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문을 연 170여석 규모의 한양해물탕 해물찜집이 바로 그 곳이다. 상권 위치상으로는 행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소위 목이 좋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평소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인다. 왜 그럴까. 다름 아닌 해물탕과 해물찜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도 경제상황이 워낙 좋지 않은 탓에 가족단위 손님들의 발길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 곳을 찾은 손님들의 음식 맛에 대한 칭찬은 여전하다.
 

해물탕
주꾸미·모시조개·대하 싱싱한 해물 '듬뿍'

 
12가지 천연 조미료로 만든 양념 '맛' 비결

재미 있는 사실 하나는 이 집 주인 최재자(51) 대표가 충북 보은 출신의 아줌마라는 점이다. '음식맛은 전라도가 최고'라는 고정관념을 극복한 충청도 아줌마가 상대적으로 호남 출신들이 많이 사는 성남 수정구에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셈이다.

여기에다 최씨는 일반 음식점 주인들과 달리 10여년 전부터 국가 공인 요리사자격증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음식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특별나다는 점도 이채를 띤다.

특히 이 집은 성남 수정구청 공무원들에서부터 지역 유지, 유명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찾는 층이 다양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1층 왼쪽으로 낙지 등 싱싱한 해물들이 요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커다란 수족관이 자리하고 있고 2층에 오르면 오른쪽 벽면에 얼마 전 이 집을 찾은 인기 탤런트 전원주씨가 주인 최씨와 멋진 포즈를 취하며 찍은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저로서는 우리 집을 맛있다고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너무 고맙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맛있게 먹고 '해물탕 요리는 사장님이 최고!'라며 칭찬을 해줄 때는 비록 손이 많이 가지만 해물탕 음식점을 차린 것이 자랑스러울 때도 있는데요…."

성남에서 해물탕관련 요리로서 최고를 자부한다는 이 집의 음식 맛은 도대체 어떨까?

우선 이 집은 꽃게나 아구 등을 매일 싱싱한 생물로 가락시장과 인천항에서 직송해 오는 '신토불이'의 전형이다. '일단 식재료를 좋은 것으로 써야 제 맛이 난다'는 음식 철학을 가지고 있는 주인의 고집에 가까운 소신에서다. '최씨 고집'이 어련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게 주변 사람들의 평가다.

멸치의 경우 봄에 대량으로 구입해 가을에 다려서 일년 내내 사용하기 ??문에 진하게 맛이 우러나온다. 또 얼마 전 개발한 새우장은 손님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정식 메뉴로 손님상에 올릴 지를 검토 중이다. 새우장은 간장게장 장으로 새우를 보름 정도 숙성시켜 만든 최씨의 작품인 것이다.

한양해물탕 해물찜이 마련해 놓고 있는 여러 요리 중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메뉴는 주인 최씨가 직접 만든 12가지 천연 조미료가 들어간 해물탕이다. 멸치도 큰 것과 작은 것을 함께 넣어 육수의 섬세한 맛을 놓치지 않았다.

천연조미료로 1~2시간 푹 우려 낸 육수에 낙지, 주꾸미, 모시조개, 대하, 가리비, 홍합을 넣어 국물의 시원한 맛을 한층 더하게 하는 해물탕은 푸짐한 채소와 15일간 숙성시킨 다진 양념의 첨가로 완전한 탕 요리로 거듭나게 된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해물탕의 시원한 국물 맛에 매료된 손님들은 국물이 남을라 치면 날치알과 미나리, 김, 들기름을 듬뿍 넣고 밥을 볶아먹는다. 이 때 볶음밥에는 싱싱한 날치 알과 고소한 들기름이 아낌없이 들어가 맛을 더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꽃게탕은 해물탕과 같은 육수에 마른 고추와 다시마, 북어머리, 밴댕이를 넣고 한소금 더 끓여내 해물탕과는 또 다른 국물 맛을 내는데 그 맛이 좀 더 달고 개운해 사시사철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메뉴다. 또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계절 채소를 이용해 만든 즉석 나물류와 직접 담근 장아찌도 이 곳만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인 최씨는 귀띔한다.

최씨는 항상 노트를 사면 첫장에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라는 글귀를 적어 놓는다고 한다.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일하기 위함에서다. 그의 꿈은 성남에서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감수하고도 먹으려고 하는 최고의 해물탕집을 만드는 것이다. 그 목표를 위해 최씨는 한걸음 한걸음씩 내딛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을지대학교가 개설한 경영-유통관련의 최고경영자(CEO) 과정도 이수하는 등 50이 넘은 나이를 무색케 하는 향학열마저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최씨는 매달 둘째주 수요일에는 인근에 있는 노인정 어르신들을 음식점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해 주는 아름다운 선행을 8년째 남모르게 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최씨의 사람을 향한 따스한 인정을 느낄 수 있다는 주변의 전언이다.

'해물탕 요리의 달인을 지향한다'는 최재자씨의 꿈을 향한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도전정신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도 계속되는 '진행형'이다. 031-746-8899

/성남=송영규기자 (블로그)ygsong
 
 
 
"요리연구 생활화 국물 맛 한결같죠"

 
인터뷰 / 최재자 한양해물탕 대표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내 식구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요리하고 있습니다."

4년째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서 한양해물탕 해물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최재자(51) 대표는 얼마 전 일본을 여행하면서 느낀 음식문화의 변화 추세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처음 한양해물탕 해물찜 간판을 내걸고 영업에 들어갈 때는 어떻게 운영을 해야할지 눈앞이 깜깜했었다"는 최씨는 개업 후 2년여 동안은 건설업을 하는 남편 덕에 음식점에 투자를 하는데 만족했다고 털어놨다.

그후 최씨는 IMF시절인 10여년 전에 따둔 요리사자격증을 밑바탕으로 모든 해물요리에 대한 양념의 계량화를 시도해 완성시켰다. 한양해물탕 해물찜 특유의 맛을 내는 '해물탕 레시피'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음식점의 경우 주방장이 바뀌면 음식맛도 바뀌기 마련이지만 이 곳의 해물탕 요리맛은 변하지 않고 한결같다는 평을 받는다. 그만큼 최씨의 음식맛을 향한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평소에도 요리관련 책들을 사서 보며 조리 방법을 생각해 보는 등 요리연구를 생활화하고 있다는 최씨는 "이왕 시작을 했으니 해물탕 요리 분야에서는 최고 명장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당찬 의지를 내비쳤다. 그런 최씨에게서 한양해물탕 해물찜이 대로변이 아닌 한적한 골목 구석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왜 손님들의 발길이 잦은 이유를 찾을 수가 있었다.

/성남=송영규기자 (블로그)ygsong

/사진제공=한양 해물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