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패션
벌써 칼바람에 코끝이 얼얼한 초겨울이다. 옷장 문을 연 여성들은 매년 반복되는 고민에 휩싸인다. 해마다 옷을 사 나르는데도 해가 바뀌면 '작년에 유행하던 거라 입을 옷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제는 옷장과 신발장 깊숙한 곳에 넣어놨던 털모자, 부츠 등 겨울 패션 아이템을 슬슬 꺼내 입어야 할 때. 전문가들은 올해도 작년에 이어 복고풍의 겹쳐있는 스타일이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시즌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떠오른 체크와 발목까지 오는 ?은 기장의 부츠인 부티, 알록달록한 색상의 레깅스, 복고풍의 머플러 등 올 겨울 주목해야 할 몇가지 아이템을 소개한다.


올 가을·겨울 유행 아이템을 단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체크다. 코디 방법에 따라 클래식하거나 귀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그러나 체크 무늬라고 해서 모든 같은게 아니다. 스코틀랜드 민속 의상에서 시작했다는 타탄 체크, 흰 색에 1~2가지 색이 어우러진 깅엄 체크, 마름모에 타탄 체크를 더한 아가일 체크, 사냥개 이빨이 포개진 듯한 느낌의 하운드 투스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올해는 굵기가 서로 다른 색 3~4가지가 바둑판처럼 엇갈려 있는 타탄 체크가 인기다. 무채색이나 빨강이 특히 강세다. 채도가 낮은 빨강 체크는 다른 옷과 매치가 쉬우면서 별 다른 액세서리 없이도 클래식한 멋을 내는데 그만이다.

세련된 직장여성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다면 글렌 체크 팬츠를 선택한다. 굵은 타탄 체크에 비해 날씬해 보이고 고급스러움까지 더할 수 있다. 다른 체크 패턴에 비해 튀지 않는 글렌 체크는 복숭아뼈 길이인 9부·10부로 입는 게 무난하다. 또 글렌 체크 반바지에 무릎까지 오는 부츠를 코디하면 키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여성스런 체크 셔츠 한장으로 멋을 낼 수도 있다. 셔츠를 깔끔하게 입으려면 몸에 딱 맞게 입어야 체크 무늬만이 갖고 있는 깔끔한 라인을 더욱 살려준다. 평소 입던 사이즈보다 한 사이즈 작게 입어 타이트함을 강조해도 좋다.

또 체크 셔츠 위에 스웨이드 소재의 술이 달린 짧은 조끼를 겹쳐 입어 보헤미안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도 좋다. 체크 원피스에 크고 넓은 벨트로 복고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벨트로 실루엣도 살리고 개성도 뽐낼 수 있다.

체크 스커트나 코트가 부담스럽다면,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심플한 정장 차림에 체크 무늬가 들어간 시계를 차거나 캐주얼한 의상에 체크 무늬 토트백을 들어본다. 청바지 밑으로 살짝 보이는 체크 무늬 스니커즈 또한 작은 노력으로 멋쟁이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이제 본격적인 부츠의 계절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복고풍을 대변하는 부티(Bootie)가 강세다.

부티란 발목까지 오는 짧은 기장의 부츠로 발목을 덮는 앵글부츠보다 목이 낮으며, 굽이 높고 앞이 막힌 펌프스보다는 높게 올라오는 형태의 구두다. 발등을 덮어줘 일반 구두보다 따뜻하고 긴 부츠와 달리 정장 치마나 바지에도 잘 어울려 활용도가 매우 높다. 올 시즌에는 남성적인 형태감을 강조한 디자인에 여성적인 볼륨감을 갖춘 스타일이 유행이다. 남성 정장화에서 보던 버클 장식과 레이스업 디자인을 적극 활용해 중성적인 느낌을 강조했고 앞 코 부분을 동그랗게 올린 볼륨감으로 여성스러움을 가미했다.

특히 가죽으로 감싼 버클 장식과 레이스 업, 부츠 목에 두른 리본 등의 제품도 눈에 띈다. 색상도 깊이감이 느껴지는 와인과 어두운 그린을 블랙과 매치시켜 세련된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부티의 경우 전체적으로 중석적인 패션에 잘 어울린다. 통이 좁은 정장 바지에 부티를 매치하면 발목이 가늘어 보이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겨울철 필수 아이템은 단연 부츠다.

섹시한 느낌의 블랙 롱 부츠, 귀여운 이미지의 어그 부츠 등이 추운 날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각광 받은 지 오래다. 스타일리쉬하고 섹시한 느낌의 롱 부츠는 다리가 일자로 곧지만 다리에 살이 많은 여성에게 좋으며 특히 타이트한 스판 롱부츠가 인기다. 확실한 멋을 아는 이들의 필수 아이템인 웨스턴 부츠는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체크무늬 상의에 스키니 진 팬츠를 입고 이 부츠를 매치하면 여성스러움과 귀여움·섹시함이 공존하는 진정한 멋쟁이가 될 수 있다.

찬바람이 불면 여성들은 또 하나의 피부를 입는다. '제2의 피부'라고 불리는 스타킹이 그 주인공.
때로는 섹시하고 귀엽게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스타킹에 올해는 봄·가을부터 인기몰이를 한 레깅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시즌 유난히 화려해진 레깅스는 호피나 체크 무늬 외 와인·레드·바이올렛·그린 등 색상도 다양해졌다. 가을·겨울이라 해도 두꺼운 소재보다는 다리가 비치는 반투명 소재의 얇은 레깅스들이 나온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레깅스는 정말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반면 잘못 입으면 '내복' 입고 돌아다니는 민망한 패션이 될 수 있다. 또 다리형태에 맞는 무늬와 색상의 레깅스를 신어야 멋쟁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짧은 재킷과 레깅스
긴 티셔츠와 재킷을 입고 레깅스로 마무리한다. 엉덩이를 덮는 긴 티셔츠를 활용하고 레깅스를 입으면 보디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심플한 디자인의 원피스와 레깅스
올 시즌 유행인 블랙과 그레이 색상의 심플한 원피스에 블랙 레깅스를 매치하면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 미니스커트와 레깅스
블랙 레깅스는 허벅지를 날씬하게 보이게 하는 최고의 아이템이라 미니스커트와 매치하는게 가장 일반적이다. 비슷한 색 상의와 매치하면 통일감을 줘 편안하고 발랄한 옷차림을 완성할 수 있다.

★ 박시한 니트 상의와 레깅스
벨트 라인이 없는 상의에 레깅스를 입으면 자칫 뚱뚱해 보일 수 있다. 셔링이 잡혀 라인이 드러나는 니트웨어를 입고 꼭 벨트와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다. /정보라기자 blog.itimes.co.kr/jbr
 
 
TIP

 
모자는 아무리 평범한 의상이라도 센스 있는 스타일로 완성시켜 주는 패션 마술사인데다 보온성이 뛰어나 효자 아이템이다.

과거 중절모라 불리던 페도라(fedora)는 과거 패션 화보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이젠 거리에서 남녀 구분없이 머리 위에 얹고 다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중절모보다 챙 길이가 짧은 페도라는 똑바로 눌러 쓰는 것보다 한 쪽 눈썹을 살짝 가릴 정도로 비스듬하게 기울여 쓰는게 멋스럽다.

빵모자, 사과모자로도 불리는 베레모는 울이나 펠트로 만든 머리에 밀착되는 형태의 모자를 일컫는다. 모자 자체의 곡선과 부드러운 소재가 풍성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에 잘 어울린다. 살짝 늘어지게 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얇은 실이나 성글게 짜인 것으로 선택, 앞머리를 살짝 내려서 코디하면 얼굴이 작아 보이기까지 한다.

헌팅캡은 매치하는 의상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주는 게 장점. 가죽은 물론 데님과 니트·코듀로이 등 종류가 다양해 스타일에 따라 색다른 멋을 낼 수 있다. 세련된 옷차림을 연출하려면 가죽 소재의 헌팅캡을, 도시적인 옷차림엔 니트 소재 헌팅캡을 코디하면 풍성하면서도 감각적인 룩을 완성할 수 있다.

헝클어진 머리와 길이 등 머리 손질 여부에 관계 없이 스타일을 완성시켜 주는 비니(두건처럼 머리에 딱 달라붙게 뒤집어 쓰는 모자)는 계절에 상관없이 사랑받고 있다. 의상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의 비니를 매치하는 것도 좋다.


지금까지 스카프는 봄·가을, 머플러는 겨울용이라고 인식돼 왔지만 이제는 이런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파시미나 풍의 울 소재가 인기였다면 올해는 면과 리넨이 섞인 다소 거친 질감의 까슬까슬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크풍의 고급스런 소재보다 가벼우면서도 구김이 적당히 가는 면 혼합 소재가 특히 인기다.
체크무늬 스카프는 세미정장이나 티셔츠, 스키니진 등 캐주얼한 의상에도 잘 어울려 활용도 100%의 아이템이다. 요즘에는 체크 무늬나 땡땡이 무늬 스카프를 삼각형 모양으로 매는 스타일이 인기다.

이전에는 스카프나 머플러를 두르는 법도 정형화 돼 있었지만 요즘에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면서 그러한 공식이 없어졌다. 목에만 두르라는 법도 없다. 커다란 백에 스카프를 묶어주면 무거운 느낌의 가방이 한층 가볍고 경쾌해진다.

/정보라기자 (블로그)j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