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터스 뷰- 원신연 감독
원신연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세븐데이즈>, <구타유발자들>, <가발> 등 그가 만든 영화는 그다지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한다. 원 감독과 관객이 만났다. 그들이 영화를 이야기했다.

지난 25일 인천문화재단 인천영상위원회의 네 번째 디렉터스 뷰가 영화공간 주안에서 열렸다. 이날 영화 <세븐데이즈>와 단편 <자장가>를 감상한 뒤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그의 영화 속에는 유난히 모성애가 강조된다. <세븐…>에서도 아버지는 처음부터 존재가 없다. 부재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는다. 그의 다른 영화에서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가족이야기를 담는다.

원 감독은 그 이유를 "사람은 자신이 자라왔던 환경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어린시절 좋지 않은 가정 테두리에서 자랐던 게 트라우마로 자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화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중학생 때부터 가출을 해 고등학생 때는 아예 집을 떠났던 그다.

<세븐…>은 이전 영화보다 호흡이 빠르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서 인물에 밀착하고 클로즈업하는 방식을 썼다. 장르나 형식면에서 관객이 봐왔던 것을 하고 싶지 않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다보니 단계마다 순발력있게 표현해야 했다. 0.01초짜리 컷도 많은 영화다." 그래서 관객들이 미쳐 보지 못하고 지나갔을 장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영화는 다듬어지지 않은 듯하다. 그는 "제도권에서 영화 공부를 하지 않아서 다른 감독이 취하는 매끄러운 방식을 아직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느끼는 바를 그대로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영화 마지막에 가서 이야기 전개 과정 속에서 사건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 개인의 영웅과 같은 행동 때문에 정리된다는 설정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세븐데이즈>에 대한 비판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영화로 보여주지 못한 것은 분명히 한계다"며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 선택할 때 밀도있는 접근을 할지 치밀한 척하지만 자극적인 접근을 할 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고민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를 영화로 만들고 있다. <세븐…>이나 <구타…>처럼 심각하지 않고 말랑말랑하게 표현할 생각이다.

원 감독은 "다른 감독이 <로보트 태권V>를 만든다면 배가 아플까봐 제작에 나섰다. 가족 영화는 유치하다고 생각하지만 젊은층에게는 비주얼을, 중·장년층에겐 감동과 추억을, 아이들에겐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소유리기자 blog.itimes.co.kr/rainworm


원신연 감독은 …
무술감독 출신 … 독립영화계 주목

원신연 감독은 전직 무술감독 출신으로 일찍부터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아 온 인물이다.

지난 2003년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단편 <빵과 우유>로 단편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직접 쓴 시나리오 <구타유발자들>은 지난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최우수작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탈옥수의 인질극을 다룬 <자장가>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고생의 이야기를 다룬 <세탁기> 등 단편작을 감독했다. 첫 장편 데뷔작은 공포물 <가발>이다.

지난 25일 디렉터스 뷰 상영작이었던 <세븐데이즈>는 월드스타 김윤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원 감독의 스릴러물이다. 냉혈 변호사로 유명한 지연은 승률 100%라는 뛰어난 실력으로 인정을 받지만 하나뿐인 딸에게는 늘 미안하기만한 엄마다.

지연은 모처럼 엄마 노릇을 하려 딸의 운동회에 참가하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딸이 납치당하고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아이를 살리고 싶다면, 7일 이내에 살인범 정철진을 빼내라!"

7일이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완벽한 살인범 정철진을 석방시키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다. 영화는 긴박한 전개 속에서 범인을 찾아나간다.
 
/소유리기자 (블로그)rain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