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인천본부 Bravo봉사단 어르신, 노숙자 무료급식
둘째·넷째 수요일 부평역서 2년째 '밥퍼 행사'

구세군 부평교회 공동 …"어르신 점심대접 뿌듯"

'러브펀드' 기금마련 사회복지시설 나눔 '활발'



지난 15일 오전 11시,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 앞 광장에는 100여 명 이상의 노인과 노숙자들이 하나 둘 모여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국전력공사 인천사업본부 사회봉사단인 'Bravo 봉사단'과 '구세군 부평교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노인 및 노숙자 무료 급식' 행사가 그들을 부평역 광장에 모이게 한 것이다.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 부평역 광장에서 열리는 노인 및 노숙자 무료 급식인 '밥퍼 행사'는 지난 2006년 6월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떤 궂은 날씨에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는 봉사활동이다.

당시 부평지점 총무부서가 한전 인천사업본부 사회봉사단인 'Bravo 봉사단'과 함께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궁리하던 중 직원 가족의 소개로 구세군 부평교회와 함께 밥퍼 행사를 갖기로 한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150여 명 정도였던 인원이 입소문을 타고 인천 전 지역은 물론, 경기도 지역에까지 소문이 나 지금은 멀리는 천안에서까지 밥퍼 행사 소식을 듣고 찾아올 정도가 돼 많으면 250여 명이 이 곳을 찾는다.

선선한 날씨 덕에 이날도 배식이 시작된 11시 20여 분이 될 즈음해서는 길게 늘어선 줄이 광장 끝에 닿았고, 이날 하루만 250여 명의 노인과 노숙자들이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구세군 부평교회 관계자들이 음식 마련과 배식을 맡고, 한전 인천본부 Bravo 봉사단 단원들이 그늘막 텐트와 수백 개의 의자, 그리고 음식과 식사도구 등의 설치를 맡았다.

전략경영실 권혁준 과장은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이면 출근한 뒤, 오전에 봉사단원들을 데리고 구세군 부평교회로 찾아가는 것이 마치 기계적인 일이 돼 버렸다"며 "늦어도 오전 10시쯤부터 분주히 움직여야 노인과 노숙자들이 때를 맞춰 점심을 먹을 수 있어서 서두른다"고 말했다.

지금은 기계적인 일이 돼 버렸지만 200여 명의 노인과 노숙자들이 기다릴 것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늦출 수 없어서다.

교회에 도착하면 우선, 그늘막 텐트와 수백 개에 이르는 플라스틱 의자 등을 부평역으로 나르고, 다시 교회로 돌아와 음식과 식사도구를 나른다. 봉사단원들이 먼저 텐트나 의자 등을 설치해야 구세군 교회 인원들이 배식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준비하는 시간이 1시간 30여분 정도, 오전 11시 30여 분 전후가 되면 모든 준비가 끝나고 본격적인 배식을 실시하게 된다.

45분여 동안 배식을 하면서 봉사단원들은 고령의 노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자리를 안내하고 식판을 날라다 주는 것은 물론, 사람들이 다 먹고 남은 음식을 받아 처리하는 일을 도맡아 한다.

봉사단원으로 참여한 김영훈 씨는 "노인이나 노숙자들이 편안히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 봉사단원들의 주 임무라 할 수 있다"라며 45분여 동안 노인들을 안내하고 다 먹은 식판을 받아 음식물쓰레기 처리하는데 분주히 움직인다.

그렇게 250여 명의 노인과 노숙자들에 대한 배식이 끝나면 12시 20여분 정도, 그제야 배식과 도우미 역할을 맡았던 구세군 교회 관계자와 봉사단원들이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노력 봉사 덕에 그렇게 먹는 점심은 그 어느 때보다 꿀맛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밥퍼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부평지점 영업실 노동조합 송준헌 지회장은 "처음에는 직원들이 밥퍼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엄두를 내지 못해 꺼려하는 눈치였는데 한 번 이상 참여하고 나면 누구나 눈빛이 달라진다"며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좋은 일인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뿌듯해 하는 눈치다"라고 넌지시 자랑을 한다.

그런 송 씨의 말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날 행사를 마친 봉사단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한 모습이다.

매번 밥퍼 행사를 찾는 이규동(81)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에 점심을 무료로 먹을 수 있어 이 날만 기다린다"며 "이렇게 무료 점심을 마련해주는 모든 이들이 고마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한전 인천사업본부 사회봉사단의 봉사활동은 밥퍼 행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본부 192명, 8개 사업소 527명 등 인천사업본부 전 직원들은 '세상에 빛을, 이웃에 사랑을'이란 슬로건 아래 지난 2004년 5월부터 사회봉사단원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자발적으로 조금씩 모은 성금인 '러브펀드'를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것을 통해 지역의 사회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해에도 지난 6월 인천의 대표적이 중증 장애인 복지시설인 '명심원'을 찾아 장애인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며, 같은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참전유공자회 관계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인천 장애인부모회 주체로 열린 '제9회 인천장애청소년 합동 캠프'에 참가해 장애청소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9월에는 중구 노인 복지시설인 '섭리노인복지센터'를 찾아 노력봉사를 펼치기도 했다.

작지만 정기적인 지원과 함께 노력 봉사를 하고 있는 밥퍼 행사 외에도 그때그때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엽 인천본부 부본부장은 "한전인천사업본부 사회봉사단에서는 홀몸 노인이나 장애인 등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도연기자 blog.itimes.co.kr/do94



"지역사회 교감 보람 … 직원들 애사심도 커져"


● 김기호 Bravo 봉사단장


한전 인천본부 Bravo 봉사단의 맨 앞에는 김기호 인천본부 본부장이 있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봉사단 활동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는 그에게 봉사단 활동에 대해 물었다.

-봉사단 단장으로 봉사활동에 대한 신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통해 느끼는 보람과 지역사회와의 교감은 직원들 개개인의 발전뿐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직원들은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서로 돕고 나누는 공동체적 가치관을 형성시켜 건강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단장으로 활동하며 봉사단원, 즉 직원들과의 교감은 어떻게 하는지?
▲봉사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발적 참여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노력봉사 형식의 봉사활동에는 항상 앞장서서 동참하려고 노력한다. 직원들과 같이 눈을 마주치고 땀 흘리면서 사무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보람과 기쁨을 함께 나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직원들과의 교감을 통해 다음 봉사활동을 기다린다.

-그동안의 봉사단 활동에서 아쉬운 점이나 보람됐던 점이 있다면?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주위에 어려운 이웃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다. 그런 이웃을 접할 때 마다 더 자주 더 많이 찾아보고 도와주고 싶지만 인력이나 예산 등의 문제로 아쉬울 때가 자주 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6월부터 시작해 오늘로 58회 째가 된 부평역 '무료급식 밥퍼' 행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제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 밥퍼 행사가 완전히 자리잡아 멀리 천안에서까지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하니 보람을 느낀다.
지난해 광복절에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비를 맞으며 봉사해 준 한전 직원들의 모습이 고마워 감사의 서신을 받은 적도 있고, 지난 8월에는 중년의 신사가 무료 급식을 먹고 꾸준한 한전의 선행에 감동했다며 기부금을 전해주기도 했다. 봉사활동을 하며 이런 작은 기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봉사단 활동에 대한 바람과 앞으로 의 방향에 대해?
▲인천사업본부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즐거움을 찾고 지역 사회구성원으로서 일익을 다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앞으로 지역단체와의 연합 봉사 활동을 더욱 활발히 추진해 '한전은 인천사랑, 인천은 한전사랑'이라는 슬로건을 지역주민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봉사활동에 있어 인천 지역에 특성에 맞는 선택과 집중의 활동을 통해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양보다 질을 우선시 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에 대한 만족도 와 효율성을 높이도록 하겠다.

/김도연기자 blog.itimes.co.kr/do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