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달 중순께 뇌 이상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현안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이후 순환기 계통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는 등 집중 치료를 받아 현재는 많이 호전됐다는 첩보가 있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병명에 대해 "뇌졸중, 뇌일혈, 뇌출혈 등으로 보이나 하나로 특정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수술 이후 소통에 문제가 없는 등 언어에는 장애가 없으며,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하지만 한 참석의원은 "8월 중순 수술 이후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아 상태가 많이 좋아진 상태이지만 일부 언어장애가 있고, 신체 일부부위도 아직까진 마비증상이 남아있다고 들었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도 "언어장애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며 약간 불편한 정도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밖으로 다닐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의식은 있다"며 "아주 불안정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국정원이 설명했다"고 말했다.

   앞서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 9일 정권수립 60주년 기념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뇌졸중(stroke)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으며, 한국정부도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확인했다.

   한 의원은 "위기상황은 넘긴 것 같다"며 "국정원이 명시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뉘앙스로 봐서 김 위원장이 한 때 의식을 잃었던 것 같다"고 전하면서 일부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반신불수' 가능성에 대해선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이 이 질환을 계속 관리해왔고, 2000년 이후 이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국정원의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금은 더 이상 염려할 필요가 없으며, 국민을 불안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중국으로부터 급파된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철우 의원은 "(외국에서 의사가 방북한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국정원은 유럽 의료진은 아닌 것처럼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의원은 "중국을 포함해 복수 국가의 의료진이 방북해 김 위원장의 병세를 치료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달 14일 이후 공개활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 내부 동요는 "전혀 없다"고 밝혔으며 역시 이날 정보위 보고를 한 기무사령부도 "군의 동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소속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이 여전히 국가 통제력을 잃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 한 의원은 "아들들이 있지만 지금 권력이 그들에게 넘어갈 만큼 (후계작업이) 확고하지 않다는 취지로 국정원이 설명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인지한 이후 관련 첩보를 지속적으로 수집.분석해왔으며 현재는 이에 대한 정밀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