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현상이 주춤하면서 차량용 연료 판매가 다시 늘어나고 에어컨 등 냉방용 가전제품 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7월 소매판매액이 큰 폭 증가했다.

   3일 통계청의 7월 소매판매액 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20조7천87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3% 증가했다.

   이는 2006년 1월(12.7%) 이후 최대치로, 전년 동기 대비 소매판매액은 올해 1월에 9.6% 증가한 이후 2월 7.2%, 3월 8.7%, 4월 10.6%, 5월 10.1% 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6월 6.8%로 크게 둔화됐었다.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불변금액 판매액(전년 동월비) 6월 1% 감소에서 7월 3.9% 증가로 전환했다. 불변기준 소매판매액은 올해 1월 4.6%, 2월 2.9%, 3월 4.4%, 4월 5.4%, 5월 3.0%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6월 -1.0%로 2006년 7월(-0.6%)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차량용 연료를 제외한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상품군별 판매액을 보면 차량용 연료(휘발유.경유.LPG)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늘어났고 의약품.의료용품(14.3%), 화장품.비누(13.9%), 식료품(8.7%) 등이 큰 폭 증가해 비내구재 전체로는 16.3% 늘어났다.

   차량용 연료 판매액이 급증한 것은 ▲고유가로 인해 전년 동기에 비해서 가격이 올랐고 ▲7월 중 유가 하락세가 반영되면서 소비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7월 전국 차량연료소매점(주유소)의 휘발유 판매량은 476만 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3% 줄었지만 전월인 6월보다는 5.4% 늘었다.

   또 7월 액화석유가스(LPG) 판매량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7%, 6월보다는 7.3%가 각각 증가한 411만 배럴로 집계됐다. 다만 경유 판매량은 작년 7월에 비해 13.6%, 6월보다는 3.6%가 각각 감소한 755만 배럴로 나타났다.

   통계청 김한식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차량용 연료가격이 7월 마지막 주부터 하락하면서 판매량도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다"면서 "심리적 요인이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량용 연료를 제외한 비내구재는 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준내구재는 7.4% 증가했고, 내구재는 가전제품.컴퓨터.통신기기(9.5%), 승용차(5.4%) 등에서 호조를 보여 6월 0.3% 감소에서 7월에는 7.3% 증가로 전환했다.

   소매업태별로는 대형소매점이 7.1% 증가해 3개월째 7%를 상회하는 증가세를 유지했고 대형마트도 8.9% 늘었다. 백화점은 3.8% 증가에 그쳤지만 편의점(17.8%)과 사이버쇼핑몰을 포함하는 무점포판매(17%)는 각각 9개월과 10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6%, 경기도가 6.9% 늘어나 전국 평균(7.1%)보다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충남(24.1%), 경북(15%), 제주(14.5%), 경남(14.2%), 강원(13.4%), 전남(13.3%), 전북(7.5%) 등은 전국 평균을 웃돌았지만 대전(6.3%), 울산(6.2%), 광주(6.1%), 인천(5.8%) 등은 전국 평균에 못미쳤다.

   김 과장은 "7월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에어컨, 냉장고, 선풍기 등 가전제품에서 계절적 수요가 작용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차량용 연료 가격도 오르면서 전체 소매판매액이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