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터스 뷰- 이명세 감독
감독 이명세(53). 감독이라는 직함을 얻은 지난 20년 동안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질문이 끝도 없다.
지난달 30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공동으로 준비한 디렉터스 뷰 세 번째 시간으로 이명세 감독이 인천 영화공간 주안을 찾았다. 영화평론가 김선엽씨가 사회를 맡았고 영화
시간과 죽음은 영화와 그의 삶 속에서 항상 화두가 됐다고 말한다.
"잡을 수 없는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한 순간의 기억을 붙잡아서 봉인해 놓는 일,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도 그의 생각이 반영된다. 그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주인은 죽었지만 그의 손목에서 시계가 째깍째깍하고 돌아가는 장면에서 사람은 죽어도 시간은 흐른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현실과 과거, 미래를 나누는 일은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과거와 현재는 공존한다.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조차도 현재다. 우리가 편의상 구분지었을 뿐이다."
김만중의 <구운몽>에서처럼 그에게 꿈은 현실이고 현실이 곧 꿈이다. 영화
배우가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는 온전히 그 사람이 아니다. 이 감독은 배우를 놓아줘야 한다고 설명한다. "관객들이 배우에게 느끼는 것 자체가 미장센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박중훈에게 흑백 영상을 입힌 것은 그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서였다. 배우를 어떻게 끌어들이냐가 중요하다. <형사>와
사랑은 '있다'와 '없다'다. 그에게 지나간 사랑은 영화 <지독한 사랑>에서처럼 끔찍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감독은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사랑이 빨리 바뀐다면 맹세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사랑해'라는 말은 사랑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다. 사랑은 영화처럼 느끼는 것이다"고 정의를 내린다.
20년 동안 한국 영화계에 살아남아준 이명세 감독. 그는 관객들에게 "와줘서 고맙다. 다음 영화를 준비하면서 생각할 시간이 됐다"고 말하며 대화를 마쳤다.
/소유리기자 blog.itimes.co.kr/rainworm
88년 데뷔후 8편 제작 … 한국 최고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은 …
이명세 감독은 한국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란 찬사가 함께 한다. 1988년 영화 <개그맨>으로 데뷔해 메가폰을 잡은 지 20년이 넘은 중견 감독으로 지난해 개봉한
그가 여덟번 째 작품으로 내놓았던
주인공 민우(강동원)은 최연소로 신춘문예에 당선한 베스트셀러 소설가다. 부족할 것 없는 것처럼 보이는 그가 언젠가부터 불안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그를 쳐다보는 것 같은 알 수 없는 시선에 글은 써지지 않고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느날 꿈을 꾸듯 이끌려 들어간 술집에서 보라색 옷을 입은 소녀 미미를 만나고 그녀 앞에서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는다.
다음날 자신의 아파트에서 일어난 민우. 미미의 얼굴말고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동창생 결혼식에서 미미가 자신의 11년 전 첫사랑과 닮은 인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미미를 찾아나서지만 꿈과 현실, 현재와 과거를 맴돌며 혼란에 빠진다.
이 감독은 이 작품에서 민우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강렬하면서도 미스터리하게 끌어간다.
/소유리기자 (블로그)rainw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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