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28일(현지시간) 밤 콜로라도주 덴버시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의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하고, 오는 11월 4일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후보는 이날 8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당원과 대의원들이 모인 가운데 옥외 인베스코 풋볼경기장에서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깊은 감사와 큰 겸허함으로 여러분의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오바마 후보는 미국 대선 사상 첫 흑인 대선후보가 됐으며, 앞으로 대선일까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와 치열한 첫 흑백 대결을 펼치게 됐다.

   또한 오바마는 불과 4년전 무명의 전당대회 기조연설자에서 이날 민주당의 명실상부한 대선후보로 탄생함으로써 미국 정치사에 커다란 이정표를 세웠다.

   오바마 후보는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공화당은 내주 전당대회를 열어 `부시 3기'를 요구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11월 4일 모두 일어나 지금까지 8년이면 충분하다고 외쳐야 한다"고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민가계를 위협하는 경제상황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미국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향후 4년이 (부시 집권기간인) 지난 8년과 같아지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면서 "이제야 말로 선거를 통해 미국을 변화시킬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선된다면) 군통수권자로 미국을 지키는데 주저하지 않겠다"면서 "나는 미국의 군대를 확실한 임무를 맡겨 안전한 곳에 보낼 것이며, 전쟁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장비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그들이 귀환했을 때 누려야 하는 보살핌과 혜택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는 이라크 전쟁을 책임 있게 종식시키고, 알카에다 및 탈레반과의 싸움도 마무리짓겠다"고 강조했으며,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나는 강력하고도 직접적인 외교를 통해 이란이 핵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어 "테러리즘과 핵확산, 빈곤과 학살, 기후변화와 질병 등 21세기 위협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고 밝혀 집권시 동맹들과 협력해 범세계적 도전과제를 해결해 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그는 또 10년 이내에 중동에 대한 석유의존에서 벗어나겠다는 입장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후보의 연설은 흑인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게는 꿈이 있어요"라는 유명한 연설이 행해진지 45주년이 되는 날에 이뤄졌다.

   이에 앞서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부시-체니식 접근법을 좋아한다면 매케인이야말로 당신의 선택이겠지만 변화를 바란다면 오바마와 바이든에게 표를 줘야 한다"고 오바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손녀 수전 아이젠하워,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됐던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등도 연사로 나와 오바마의 대선후보 선출을 축하하고, 대선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단합을 촉구한다.

   민주당은 오바마 후보의 연설을 끝으로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전당대회를 종료하고, 본격적인 대선전에 돌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