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은 27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 펩시센터에서 사흘째 전당대회를 열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대선후보로 정식 지명하고, 오바마를 중심으로 강력한 미국을 건설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의원은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으며, 28일 인베스코 풋볼경기장에서 7만5천여명의 대의원과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는 전당대회 최종일 행사에서 후보지명 수락 연설을 하게 된다.

   오바마의 이날 연설은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이 45년 전 `나는 꿈이 있습니다'는 유명한 연설을 한 기념일과 겹치며, 대선후보의 옥외연설은 1960년 존 F 케네디 후보가 로스앤젤레스 콜로세움에서 8만명의 군중 앞에서 연설한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날 각주별 대의원들에 대한 호명투표(roll call)를 거쳐 오바마를 대선후보 최종 결정하려 했으나, 호명투표 진행 도중 대선후보에 명단을 올린 힐러리가 "오바마를 대선후보로 선언하자"고 전격 제안, 나머지 주들의 투표결과에 관계없이 오바마를 대선후보로 지명했다.

   민주당은 또 오바마가 선택한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정식으로 지명했다. 바이든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변화의 힘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오바마"라며 "그는 국가를 위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이날 행사가 마무리되는 순간 연단에 갑자기 나타나 바이든의 부통령 후보지명을 축하했다.

   미국의 외교정책과 지도력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전당대회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6년 전 자신이 대선도전에 나섰을 때 군통수권자로는 너무 젊고 미숙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그런 주장은 먹혀들지 못했다며 47세의 초선 상원의원 출신인 오바마에게 젊음은 문제가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인 조지프 바이든의 지혜와 경험, 오바마의 증명된 이해력과 통찰력, 본능이 결합된다면 미국은 우리가 원하는 국가안보 리더십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오바마는 헌법을 유지, 수호할 수 있는 준비된 후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4년 대선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은 "우리가 11월에 군통수권자를 선택할 때는 상원에서 얼마나 재임했고 지금까지 얼마를 살아왔느냐가 기준이 돼선 안된다"며 70대의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를 겨냥했다.

   케리 의원은 "부시는 매케인을 곁에 두고 자유를 확산시키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잘못된 때에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전쟁을 벌여왔다"면서 "북한은 더 많은 (핵)무기를 갖게 됐고, 이란도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