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100여명이 탄 수단의 민간항공기가 26일 다르푸르 상공에서 납치됐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보도했다.

   수단의 `선 에어' 소속인 이 여객기는 이날 오후 4시 40분(현지시간)께 수단의 내전 지역인 다르푸르의 니아라 공항을 이륙한 직후 납치돼 리비아 남부 사막지대의 오아시스 지역인 쿠푸라에 착륙했다.

   수단 당국은 여객기 피랍범과 접촉에 들어갔으나 범인의 숫자나 범행 의도는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선 에어의 한 직원은 "수도 하르툼으로 떠난 여객기의 기장이 20분 후쯤 비행기가 납치됐다고 니아라 공항 당국에 알려왔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피랍 여객기는 흉기를 든 범인의 지시에 따라 프랑스로 향하던 중 급유를 위해 이집트의 카이로에 착륙하려 했으나 이집트 당국이 거절해 리비아로 가게 됐다.

   기종이 보잉 737인 이 여객기에는 승객 95명과 승무원 7명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승객들 중에는 수단의 한 반군조직에서 활동했던 간부급 3명도 포함돼 있다.

   반군조직인 수단해방운동(SLM)의 미나 미나위파 대변인 모하메드 바시르는 피랍 항공기에는 2년 전 다르푸르 평화협상에 관여한 SLM의 간부 3명이 타고 있다고 밝혔다.

   SLM을 이루는 주요 파벌의 지도자인 미나 미나위는 2006년 5월에 수단 정부와의 평화협정에 서명했으나 다른 반군조직들은 이를 거부했다.

   다르푸르에서는 2003년 2월 정부군과 SLM과 정의평등운동(JEM) 등 기독교계 흑인 반군조직 간에 내전이 발발한 이후 5년 동안 민간인 30만명(유엔 추산)이 숨지고 25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다르푸르 내전과 관련,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달 14일 인종학살 등 혐의로 수단의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이런 와중에 수단 정부군은 25일 다르푸르 서부의 칼마 난민캠프를 공격해 33명이 숨지게 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총을 든 범인이 영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승객 103명이 탄 하르툼발 다르푸르행 보잉 737 여객기를 인접국인 차드로 납치했다가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