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정체된 상태에서 물가는 급등, 지출부담이 늘어나면서 적자에 허덕이는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의 가계수지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2분기 전국가구(농어가 및 1인가구 제외) 중 적자가구의 비율은 28.1%로 전년 같은 기간(27.8%)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는 가계수지 통계 작성이 전국가구로 확대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분기 적자가구 비율은 2003년 28%에서 2004년 27.3, 2005년 26.8%로 떨어졌다가 2006년 27.8%, 2007년 27.8%에 이어 올해는 28.1%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적자가구 비율은 소득과 지출의 수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다른 재산상황은 반영되지 않는다. 적자가구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해당 기간에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한 가구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소득층이나 중산층이라도 해당 기간에 버는 것 이상을 지출하거나 목돈을 쓰게 되면 적자상태에 빠질 수 있다.

   소득계층별로 살펴보면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4∼7분위 중 올해 2분기에 적자가 난 가구의 비율은 23.7%로 전년 동기(22.5%)에 비해 1.2%포인트 높아졌다.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인 8∼10분위의 적자가구 비율도 지난해 2분기 11.4%에서 올해 2분기 12.3%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소득 하위 30%인 소득 1∼3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같은 기간 51.2%에서 49.6%로 소폭 내려갔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가구가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시근로자가구의 2분기 적자가구 비율 역시 지난해 2분기 22%에서 올해 2분기 23.2%로 1.2%포인트 높아졌다.

   도시근로자가구 중 소득 4∼7분위와 8∼10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각각 21.7%와 10.6%로 1년 전에 비해 2.9%포인트와 1%포인트 높아졌다. 소득 1∼3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37.7%로 0.9%포인트 낮아졌다.

   이처럼 전국가구.도시근로자가구 모두 2분기 적자가구 비율이 높아진 것은 경기 침체로 소득은 크게 증가하지 않는 가운데 물가가 급등하면서 지출 부담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적자가구 비율은 가구별로 소득과 지출의 차이를 비교해 얼마나 많은 가구가 적자상태에 놓여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최근 고유가 등으로 인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실제 소비가 늘지 않더라도 소비지출 부담은 늘어 적자를 보인 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