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2시45분께(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국제공항에서 스팬에어 소속 JK 5022편 여객기가 이륙직후 추락해 153명이 사망했다고 스페인 정부가 발표했다.

   마그달레나 알바레스 공공개발부 장관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여객기 추락사고로 10명의 승무원 등 172명의 탑승객 가운데 153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것으로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날 사고는 최근 20년 사이에 스페인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최악으로 기록됐다.

   이날 추락사고는 마드리드 공항을 이륙하자마자 여객기의 엔진에 불이 붙어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활주로를 벗어나 추락한 마드리드발 라스팔마스행 여객기는 곧바로 화염에 휩싸인 뒤 거의 전소됐으며 시신이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져 참혹한 광경을 보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긴급 구호팀원들은 "무려 1㎞ 떨어진 땅이 불에 그을렸는가 하면 동체의 파편도 그곳에서 발견됐을 정도로 참상이었다"면서 "항공기는 거의 불에 탔으며 동체가 파손됐다"고 말했다.

   당초 스페인 내무부는 최소 45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이날 저녁 알바레스 개발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망자 수를 153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162명의 승객과 10명의 승무원 등 모두 17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승객은 서부 아프리카의 유명한 휴양지인 카나리 제도의 라스팔마스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려던 가족단위의 피서객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헬기와 50여대 이상의 앰뷸런스와 소방차 및 긴급 구호팀이 동원돼 구조 활동에 나섰으며 이 때문에 마드리드 공항은 한때 항공기 이착륙이 통제됐다.

   스칸디나비아 항공(SAS)의 자회사로 1986년 창립된 스팬에어는 세계 최대 항공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로 가입돼 있으며, 스페인에서는 이베리아 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항공사다.

   이 항공사는 올해 1분기에 4천100만유로(6천2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유가급등과 승객감소 등을 이유로 4천명의 직원 중 25%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휴가를 보내고 있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급거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스페인 올림픽위원회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의 스페인 국기를 조기로 게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