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크게 늘었으나 외환 관련 손실 등으로 순이익은 제자리 수준이어서 `헛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가 반기 보고서 제출 대상 12월 결산 상장사 621개사 중 비교 가능한 579개 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상반기 실적 현황'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들의 전체 매출액은 440조2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91% 늘었다.

   영업이익도 39조2천억원으로 23.92%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30조3천억원으로 1.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 철강금속 업종 등의 실적 호전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외화관련 손실, 파생상품 투자 손실 등 영업외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조업체의 전체 매출액은 401조2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9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2조5천억원으로 43.68% 급증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24조4천억원으로 7.8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139.12%), 운수장비(61.03%), 화학(55.77%), 철강금속(54.48%), 기계(51.02%) 등 수출 주력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통신업종은 영업이익이 21.04% 감소했다.

   금융업체는 은행권 대출자산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이 39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하지만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의 축소와 수수료 수입 등 비이자부문 이익의 감소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5.04%, 19.93% 줄어든 6조8천억원, 5조9천억원에 그쳤다.

   10대 그룹 계열사의 올해 상반기 총매출액은 201조7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44%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5조3천억원으로 39.04% 늘어났다.

   LG, 삼성, GS,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한화그룹의 순이익이 증가했으나 한진, 금호아시아나, SK, 롯데 그룹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12월 결산 코스닥시장 897개 상장기업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36조9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7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25.35% 늘어난 1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순이익은 1천700억원으로 78.41% 급감했다. 이는 KIKO(Knock-In Knock-Out) 옵션 등 통화옵션 상품에 투자했다가 올해 상반기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큰 손실을 낸 기업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 보면 홈쇼핑 등 방송서비스업종과 인터넷 포털 등 IT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업종의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IT부품, 반도체, 통신장비 등의 IT 하드웨어업종은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코스닥100지수 편입기업의 경우 상반기 매출액은 10조4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84%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6천632억원으로 1.12% 늘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은 영업 측면에서는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으나 환율의 급변동으로 인해 외환 관련 손실 등이 커 순이익은 별로 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