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의 방송사 PD 상대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문무일 부장검사)는 기획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KBS 김모, MBC 고모, SBS 배모씨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대표적인 국장급 PD들을 19일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해피선데이', '일요일 일요일 밤에', 또 `한국 첫 우주인 관련 프로그램' 등 각 방송사의 `간판' 연예 프로그램을 연출한 스타급 PD들이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연예인을 출연시켜준 대가로 기획사들로부터 주식이나 현금 등을 받았는지, 받은 금품을 윗선으로 상납하지는 않았는지, 기획사들의 자금을 받아 국내외 카지노 도박장에 출입하지 않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모두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해 스스로 출두해 조사를 받은 만큼 이날 일단 귀가시키고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이들이 주식과 현금을 (기획사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 있지만 현재로선 혐의가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들을 비롯해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3사 PD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한 뒤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금품수수 액수 등 경중을 따져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신병 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방송사 PD들에게 차명계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유명 방송작가 오모 씨를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수십 년의 작가 경력을 지닌 오 씨는 KBS와 SBS를 오가며 여러 유명 프로그램의 중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로비 혐의가 있는 연예기획사들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의심스러운 돈이 2006년을 전후로 복수의 오 씨 금융계좌를 거쳐 일부 PD에게 건너간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오 씨는 검찰 조사에서 오랫동안 친분을 가져온 지인들과 사사로운 돈 거래를 했을 뿐 로비 창구로 쓰이도록 PD들에게 차명계좌를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최근 그룹 신화의 소속사인 굿엔터테인먼트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대표 자택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굿엔터테인먼트가 2005년 팬텀엔터테인먼트처럼 코스닥에 상장된 제조업체 지분을 인수하며 우회상장된 적이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이 과정에서 PD 등에게 주식 로비를 벌이지 않았는지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팬텀 등 6개 연예기획사로부터 현금 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비타민', `스타 골든벨' 등을 제작했던 전 KBS PD 이모(46) 씨를 구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