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남프랑스(南佛) 니스와 칸느를 중심으로 창작활동을 했던 예술가들은 수없이 많지만 앙리 마티스(1869~1954)는 영원한 족적(足跡)을 남긴 대표적인 화가다. 신문사의 파리특파원 시절에는 물론 자당(李聖子 화백)의 화실과 별장이 그곳에 있어서 자주 찾게 되는 방스(Vence)마을에는 생전의 마티스가 3년간에 걸쳐 완성시킨 로자리오 성당이 있다.

1943년부터 방스에서 살고있던 마티스가 중병이 걸려 거동이 불편하게 되었을 때 도미니크회 수녀 한분으로부터 극진한 간호를 받았다. 마티스는 수녀분들을 위해서 1948년부터 설계를 시작하여 3년만인 1951년 로자리오 성당을 완공시켰다. 마티스 성당에 들어설 때마다 강렬한 느낌을 받는 푸른색과 노란색은 南佛에서 40여년 간을 살면서 항상 보아왔을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알프스 산록의 노란색 미모사를 연상케 한다.

마티스는 계절 따라 또한 시차에 따라 오묘한 색상을 느끼게하는 성당의 스테인글라스를 직접 도안하고 벽화를 손수 그렸다. 그뿐만 아니라 성직자의 의복과 예배용품들 그리고 성당 안팎의 모든 것을 도안하는 것으로 작업을 매듭지음으로써 로자리오 성당 자체를 마티스 예술의 집약판으로 승화시켰다.

오늘날 전 세계의 미술관들과 수집가들은 마티스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서 열심이지만 그의 작품들은 좀처럼 미술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만큼 마티스는 다작(多作)을 하지 않았고 따라서 작품이 비싸고 희귀할 수밖에 없다. 로자리오 성당을 화폐가치로 환산해서는 안되겠지만 성당 자체가 마티스의 말년 작품이니까 웬만한 미술관과 맞먹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

지난 4월 며칠간 입원하고 계셨던 자당을 찾아뵈었을 때 로자리오 성당에 다시 들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