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부자와 외계생명체 가족애 '훈훈'
이번달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번 작품은 SF적 요소와 가슴 뭉클한 가족의 사랑이 혼재하는 영화다. 최근 그의 작품에서 주제로 나왔던 쿵푸는 이번에는 양념으로만 등장한다.
아버지(주성치)와 아들(소규)은 찢어지게 가난하다. 쓰레기 장 옆 창문 하나 성하지 않은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살고 있다.
아들 '샤오디'는 집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없다. 가난해도 밝은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쓰레기 더미에서 주운 초록색 공 하나를 가져다준다.
알고보니 그 초록색 공은 장난감이 아니라 강아지처럼 생긴 외계 생명체. 샤오디는 그 생명체에 '장강 7호'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지내기 시작한다.
시나리오는 완벽하지 않지만 주성치 영화 팬들이 바라는 것은 탄탄한 스토리라인은 아니다. 그가 표현하는 독특한 유머다. 이 영화에서 그 부분은 놓치지 않았다. 깜찍하기만 하던 장강 7호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쿵푸를 하면서 난폭한 개를 물리치고 낄낄거리며 웃는 모습에서 폭소를 터트리지 않을 수 없다. 지저분한 개그도 잊지 않는다.
영화는 샤오디를 통해 현대 중국 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한 계급 '소황제'를 이야기 한다. 샤오디를 괴롭히는 아이들은 사탕으로 힘 센 아이를 보디가드로 '채용'한다. 중국 역시 힘이 돈을 이길 수 없는 사회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남들보다 시험을 잘보기 위해 감추고 거짓말을 한다. 거기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잔인한 짓을 서슴지 않는 모습에서, 순수성을 잃어버린 요즘 아이들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담긴다.
주인공 샤오디를 연기한 소규는 이 영화 속에서 주성치와 호흡을 맞춰 갖가지 재미있는 표정에다 눈물 연기까지 선보인다. 탄성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어도 감독과 관객이 원하는 연기는 충분히 소화해냈다. 영화에선 소년으로 나오지만 사실은 소녀다.
컴퓨터그래픽에 많은 투자를 한 덕분에 장강7호는 어색하지 않게 귀여운 표정으로 화면을 이리저리 누비며 뛰어다닌다.
"다 큰 어른들이 아이들이 하는 일을 뭐하러 알려고 해"라는 영화속 대사처럼 영화는 이미 커버린 어른이 아니라 아직 자라고 있는 아이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전체, 8월21일
/소유리기자 blog.itimes.co.kr/rainw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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