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귀화식물이 퍼지고있다 - 2 월미산 장수천 일대
자주개자리여러해살이풀로서 높이 40∼100cm까지 자란다. 줄기는 눕거나 곧게 선다. 꽃은 5∼7월에 자적색으로 핀다. 열매는 편평한 둥근꼴이고 2∼3회 나선상으로 말린다. 지중해연안 원산이며 도입시기는 1911년 무렵이다. 목초용으로 도입한 것이 야생으로 퍼졌다. /사진제공=민속식물연구소
위해식물 단풍잎돼지풀 넓게 분포
번성 교란 속도 빨라 대책마련 시급
 
민속식물연구소, 인천녹색연합, 인천일보가 지난 2일 월미산과 16일 장수천 일대에서 귀화식물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장수천의 귀화식물은 털여뀌, 애기수영, 소리쟁이, 좀소리쟁이, 가는털비름, 전동싸리, 선토끼풀 등 60종류로 전체식물 203여 종류의 30%나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의 귀화식물 전체평균 8~9%의 4배 정도로 매우 많이 분포하고 있는 셈이다.

이 중 분포면적이 넓은 귀화식물의 종류는 큰김의털, 왕포아풀, 털빕새귀리, 단풍잎돼지풀 등이다. 특히 환경부 위해식물로 지정된 단풍잎돼지풀이 하천 중간지역에서 넓게 퍼지는 것으로 관찰돼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중구 월미도의 귀화식물은 애기수영, 둥근잎나팔꽃, 미국가막살이, 가시상치, 털별꽃아재비 등 64종류가 관찰됐다.  이곳은 도로를 조성하는 등 인위적인 간섭으로 인해 공터가 만들어지면서 귀화식물 침입이 빨라지는 양상을 띄고 있다.

공터에서 흔히 관찰되는 종류는 다닥냉이, 개망초, 망초, 구주개밀, 겹달맞이꽃, 미국나팔꽃 등 이었으며, 나무숲에는 아까시나무가 넓게 자라고 있었다.  이 밖에도 관상용으로 심은 원추천인국, 기생초 등이 야생으로 일출해 넓게 퍼지고 있었다.

인천서부공원사업소에 따르면 산림지역에서 가장 넓은 분포면적을 나타내고 있는 현존식생유형은 산벚나무군집으로 12만2천621㎡로 전체면적의 21.0%를 보이고 있다.
 
곰솔림은 4만4천723㎡(7.7%), 상수리나군집은 3만5천001㎡(6.0%), 졸참나무-상수리나무군집은 2만3천311㎡(4.0%)로 산림지역의 대표적인 식생유형이다.

관목식생이 2만3천257㎡(3.9%)이었으며, 주요 구성 종은 '칡'이었다. 이 지역은 산사태가 주기적으로 발생했던 곳으로 칡이 주변 산림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다른 수목의 생장을 방해하고 있어 관리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미도와 장수천 일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 주요 귀화식물은 가는보리풀, 가시상치, 개망초, 개쇠스랑개비, 개쑥갓, 겹달맞이꽃, 까마중, 다닥냉이, 돼지감자, 돼지풀, 말냉이, 망초, 미국가막살이, 미국나팔꽃, 미국실새삼, 미국쑥부쟁이, 미국자리공, 방가지똥, 붉은서나물, 빗자루국화, 서양민들레, 소리쟁이, 왕포아풀, 자주개자리, 잔개자리, 전동싸리, 좀소리쟁이, 취명아주, 큰김의털, 털별꽃아재비, 털빕새귀리, 토끼풀, 흰명아주 등이었다.

목본의 귀화식물은 아까시나무, 가중나무, 족제비싸리 등이다.

월미도와 장수천 일대가 식물 생태계 교란이 심한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귀화식물은 교란지역에서 생육지를 재빠르게 넓히지만 생육지가 안정된 곳에서는 생육지를 넓히지 못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장수천의 귀화식물 번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월미도의 경우, 공원조성사업을 하면서 나지가 만들어진 것 등이 귀화식물 침입을 유도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형래기자 blog.itimes.co.kr/trueye
족제비싸리떨기나무로서 높이는 3m 정도이다. 꽃은 5∼6월에 보통 자주색으로 피며 잎과 더불어 향기가 짙다. 열매는 갈색으로 익고 약간 구부러진다. 북미 원산이며 도입시기는 1930년 무렵, 절개지의 사방용으로 들어온 것이 퍼졌다.
전동싸리두해살이풀로서 높이 50∼90cm까지 자란다. 꽃은 6∼8월에 노란빛으로 피며 1개의 꽃줄기에 30∼40개의 작은꽃이 달린다. 열매는 타원형이고 씨는 1∼2개가 들어 있다. 중국 원산이며 도입시기는 1911년 무렵이다.
월미도 첫 서식 국내 꿀 생산 70% 유용가치 높아

▲아까시나무
 
국내의 아까시나무의 원산시는 인천의 월미도 일대다.

아까시나무는 미국 동부지역에서 서식한다. 북미 원산의 아까시나무가 한반도에 도입된 시기는 1890년대부터 1900년대 전후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인이 중국으로부터 묘목을 구입해 인천공원과 월미도에 심은 것이 최초라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의 인천공원이 지금의 어느 지역인지는 확실히 알 수가 없으나, 월미도와 자유공원 일원이었 것으로 식물학자들은 보고 있다.

아까시나무 증식의 일환으로 1897년에 소규모나마 최초로 조림했던 지역이 인천 월미도란 사료는 명백하게 전하고 있다. 그럼, 월미도인근의 아까시나무의 나이는 족히 100년은 넘어야 한다.

하지만 조사결과, 월미산에서 서식하는 아까시나무의 수령은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유는 한국전쟁에 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국의 폭격으로 월미도 일대가 초토화됐기 때문이다. 물론 식생도 모두 사라졌다. 그 이후 군부대가 이 일대에 주둔하면서, 국방부가 월미산 일대에 녹화 사업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 아까시나무가 들어와 조림된 이후 아까시나무는 1960년부터 1990년까지 30여년에 걸쳐 연료림으로 무려 32만4천ha가 조림됐다. 현재 아까시나무는 전체 산림면적의 5%정도이지만 심은 면적만 따지면 무려 20%에 이르고 있다.

한반도의 아까시나무는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해로운 나무인가, 이로운 나무인가'에 대한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유용가치는 여전히 높다.

한국전쟁으로 헐벗은 민둥산을 일제히 녹음의 숲으로 바꿔놓아 산림의 일대 변혁을 이뤘던 나무가 아까시나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체 꿀 생산의 70%정도가 바로 이 아까시나무에서 나온다. 이 나무에서 나오는 꿀은 연간 1만5천t∼2만t이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1천500억∼2천억원에 달한다.

/노형래기자 (블로그)trueye

미국나팔꽃덩굴성 한해살이풀로서 길이 1~1.5m까지 자란다. 꽃은 6∼10월에 적자색으로 핀다. 잎몸이 3갈래지며 열매는 둥그스름하다. 열대아메리카 원산이며, 한반도 도입시기는 1980년초이다.

기생초한해살이풀로서 높이 60∼120cm까지 자란다. 꽃은 6∼9월에 피며 안쪽은 자갈색, 바깥쪽은 노란빛을 띤다. 열매는 8월에 맺는다. 북아메리카 원산이며, 한반도 도입시기는 1912∼1926년 사이이다.

인천도심 토종 야생식물 보호·관리방안 수립해야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국장
 
환경부에서는 총10종의 동식물을 생태계교란야생동식물로 규정하고 있다. 생태계교란야생동식물은 모두 인위적 또는 자연적으로 유입된 외래종으로 생태계교란을 가져오거나 가져올 우려가 있는 야생동식물을 말한다.
파충류인 붉은귀거북, 양서류 황소개구리와 어류인 블루길, 큰입배스를 제외한 6종은 모두 식물이다.

물참새피, 털물참새피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확인되고 있으나 단풍잎돼지풀, 돼지풀, 서양등골나물, 도깨비가지 등은 인천에서도 쉽게 확인되는 식물이다.

'양키풀'이라 불리는 돼지풀은 대표적인 생태계교란식물로 한국전쟁 당시 외국군 주둔지에서 퍼져나간 한해살이풀로 길가나 공터 등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흔하게 관찰되고 단풍잎돼지풀은 하천가를 비롯하여 길가, 쓰레기장 등 교란이 자주 발생하는 장소에서 많이 서식한다.

서양등골나물은 번식력이 뛰어나고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 도심 주변의 숲속에서 분포한다. 특히 서양등골나물은 처음에는 서울특별시의 남산과 워커힐 등 제한된 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서울은 물론이고 인천과 경기도 전역에서 확인되고 있다.

현재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일보, 민속식물연구소와 공동으로 인천외래식물조사를 진행 중이다.

청라지구, 월미공원, 장수천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예상보다 훨씬 많은 외래식물이 우리주변에 깊숙이 침투해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외래식물은 꽃이 빨리 피고 번식력이 왕성하여 토종식물의 서식지를 잠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조사결과에 의하면 인천지역에서 토종식물은 외래식물과의 경쟁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었다.  특히 청라지구와 같이 새롭게 택지가 조성되고 있는 지역이나 하천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하천변에서의 외래식물분포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인천 곳곳에는 대규모개발사업이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 외래식물의 분포지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삼, 어저귀, 큰김의털 등은 의약, 식품 등으로 이용되고 망초와 같이 나대지에서의 토양침식을 방지하는 긍정적인 외래식물도 있으나 토종식물의 서식지를 잠식하는 등 외래식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 또한 적지 않다.
특히 돼지풀과 같은 외래식물은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비염과 각종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야생동식물보호법에는 '생태계교란야생식물은 인위적으로 식재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돼지풀같은 유해식물에 대해 공무원과 군인들은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제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장수천 등 일부 지역에서 유해외래식물 제거작업을 벌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조사결과 인천에는 이미 수많은 외래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분포지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제 유해외래식물에 대한 일회성 제거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제거작업을 전개하는 한편 체계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토종식물에 대한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공원과 하천변 등에 우리나라 고유식물을 식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인천도심의 야생식물에 대한 관리방안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