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상담 긴급전화 '1366'
"원래는 참 착한 사람인데. , 내가 잘못을 하긴 했지, 그게 죄지요. 뭐."
10년 이상 가정폭력에 시달려 온 여성들 일부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다. 폭력이 반복되면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현저히 떨어지고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폭력 상황에 익숙해져 버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여성 상담분야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가정폭력을 더 이상 가정안의 문제로 만 치부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 안에서 쏟아지는 불편한 시선 때문에 폭력의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가둔 채 살아 가고 있는 여성들에게 여성긴급전화 인천1366 을 권한다.
위기에 처한 여성들의 상담부터 보호까지 함께하고 있는 인천1366 을 통해 실태와 실질적인 문제해결 과정과 피해예방 방법을 모색해 본다.
 
 
▲ 인천 1366 의 인천 가정폭력 성폭력의 실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지위는 과거에 비해 개선되고 발전해 온 반면 위기에 처해있는 여성의 숫자도 지속적으로 늘어 가고 있어 사회적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인천1366'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5년 센터에 접수된 전화 상담건수는 1만47건으로 연간 1만건을 처음으로 돌파한 뒤 지난 2006년에는 1만313건, 2007년에는 1만464건으로 계속 늘어 났다.
지난 2005년 상담내용 중에는 가정폭력 상담이 2천63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부갈등이 1천479건, 이혼상담이 1천367건, 가족문제 674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도 가정폭력과 부부갈등 상담이 주를 이뤘지만 성(性)상담도 600여 건에 달해 최근 성과 관련된 폭력과 피해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상담대상 중 청소년 대상 상담이 지난 2005년 76건에서 2006년 98건, 2007년 146건으로 2년만에 두배 가까이 늘어 청소년 대상 피해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1366'을 통해 접수된 외국인 여성 상담도 지난 2005년 67건, 2006년 82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한해동안 208명으로 늘어 났다.
외국인 여성의 경우 지난해 상담건수 중 80.9%를 신체적 학대가 차지, 정서적 학대와 경제적 학대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인천1366' 관계자는 "센터가 많이 알려지고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의식이 높아져 전화 상담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여전히 가정폭력과 성폭력의 경우 숨기고 고통을 안은 채 살아가는 여성이 훨씬 많으며 지속적으로 전화 상담이 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의 문제로 지역사회가 함께 치유하고 해결해야 하는 만큼 빠른 신고와 상담이 문제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 홍연표 인천 1366 소장 인터뷰
'인천1366' 홍연표 소장은 폭력은 절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그가 인천1366 센터 소장으로 생활하면서 거듭 느끼고 있는 '진리'다.
홍 소장은 "현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일 중 하나가 폭력에 시달려 온 여성 스스로 폭력에 익숙해지고 무기력해 지는걸 볼 때며 이 경우 부인은 남편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느끼면서도 남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폭력상황에 익숙해지고 홀로 서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여성들에게 그는 "아이 때문에 참고 견디지 말고 아이를 위해 용기를 내라"고 말해 준다. 폭력은 답습되는 확률이 높아 아버지의 폭력이 자녀에게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학습되기 때문이다. 자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 의해 지속적으로 폭력을 당하는 어머니가 가엾고 불쌍하면서도 성장과정을 거치며 어머니를 무시하고 폭력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이런 이유에서 이다.
홍 소장은 "폭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학적이고 강도가 높아져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하고 치유하기가 힘들며 부부의 경우 이혼 뒤 보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혼이 아닌 본질적으로 부부 갈등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두고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천1366'는 지속적인 부부교육과 시·군구 사회복지 실무자 교육 등을 통해 폭력을 당했을 경우 대처방법과 해결방안 등을 교육하고 있다.
그는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있는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홍 소장은 "사랑하는 연인사이에서도 애정표현을 가장해 볼을 때린다던가 얼굴을 세게 꼬집는 등 작은 손찌검이 지속적인 폭력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며 "맨 처음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거친 애정표현을 했을때 자기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인천1366' 은 폭력의 위기에 처해있는 여성을 위한 민간사회 안전망인 만큼 폭력을 당했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와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자가 처한 다양한 상황에 맞는 지원방안의 세분화와 맞춤형 지원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며 알코올중독과 우울증 등 폭력이 낳은 병들을 치유하며 생활할 수 있는 시설과 성장한 자녀와 함께 보호받고 생활할 수 있는 가족 쉼터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인천 1366 관련기관 간담회
여성폭력 피해자의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한 실무자 간담회
'인천 1366'을 중심으로 인천지역 여성폭력서비스 기관 실무자들이 지난 22일 간담회를 통해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는 여성폭력 피해자의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해 인천시·군·구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과 경찰, 교육청 및 여성 폭력과 관련된 기관 실무자들이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와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는 이주여성피해자보호시설 이맹열 원장의 '가정폭력 이주여성에 대해'와 연수경찰서 여성청소년계 박옥숙 계장의 '성폭력의 형사적 대처방법'의 주제 강의에 이어 기관별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원장은 강의를 통해 "잘못된 제도와 제대로 된 교육의 부재, 문화적 차이, 의사소통의 어려움, 빈곤한 나라의 여성에 관한 편견 등의 이유로 이주여성들은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보호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절한 지원과 도움을 주는 것이 쉽지 않다"며 "국제결혼 외국인에 대한 안정적 신분보장과 가정폭력피해 이주여성 지원을 위한 정책과 재정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 법안에서는 생활상담 프로그램과 법률상담 프로그램을 국가외 지방자체단체가 임의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재량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갈등상황이나 파탄상황에 있어서는 지원정책이 마련돼있지 않아 적극적인 법률자원정책이 포함돼야 한다"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박 계장은 관련기관 실무자들에게 성폭력을 당했을 경우 할 수 6있는 형사적·민사적 대처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 수사기관 실무자로서 정보를 제공했다.
박 계장은 "청소년인 줄 알고도 범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법적으로 처벌되며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 사실상 관계에 있는 경우를 포함해 4촌 이내의 혈족과 2촌 이내의 인척이 강간·강제추행·준강간 추행을 하는 경우 가중처벌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기관간의 문의와 협조 요구가 이어졌다.
인천1366 관계자는 "초등학교 4학년 이상 남아를 자녀로 둔 피해자는 쉼터이용이 불가능한 현실이어서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쉼터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알콜의존성 및 우울증 등으로 가족으로부터 소외돼 거리를 헤매는 여성들의 치유시설과 장기적인 의료지원 마련이 제도로 장착돼 지원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안됐다.
 
 
▲ 인천 1366 은 어떤 곳인가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을 위해 24시간 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인천 1366 직원들
여성긴급전화 '인천1366'은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등 폭력피해여성, 피해자의 가족, 친지,이웃, 미혼모, 가출 소녀 등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을 위해 24시간 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기관이다.
상담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에게는 긴급피난처 제공·쉼터·병원·법률기관 등을 연계해 피해정도에 따른 지원을 제공한다.
국번 없이 1366번을 누르면 인천·부천지역의 경우 '인천 1366'으로 자동 연결되며, 자신이 살고있는 지역은 인천·부천이지만 가해자의 거주지가 타지역일 경우 '인천 1366'을 통해 타지역 1366 센터와의 연계가 이뤄진다.
인천 1366의 경우, 홍연표 소장을 포함해 직원이 9명이 365일·24시간동안 상담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천지역 내 50여개 기관과 네트워크 체계를 구성, 피해자에게 맞는 지원이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관련 기관은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여성에게 상담 및 보호시설을 연계해 주는 상담·보호시설과 신속한 치료와 사후관리를 책임지는 의료기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사법적 소송 진행과 폭력 피해자에 대한 법률적 보호 등을 위한 법률구조기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폭력사례를 접수해 수사와 현장조사 시 협조 등을 해 주는 수사기관과 피해자 생활보호와 의료보호 협조를 위한 행정기관도 '인천 1366'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 위기에 처한 여성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지속된 가정폭력의 경우, 신변노출과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지원을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으나 쉼터의 경우 위치가 철저하게 비공개로 보호돼 있으며 '인천1366' 사무실 내 마련된 긴급 피난처에는 보안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피해자의 안전이 보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