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여성의 삶
총 인구 49.8% 차지 초혼 평균 28.1세 합계출산율 1.26명

 
오늘날 여성의 역할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이와 관련 다양한 여성 정책도 요구되고 있다.
통계청은 최근 '2008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여성인구와 가구, 출생 등 통계를 통해 여성의 사회생활 변화와 사회에서 요구되는 모습 등을 분석한 자료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가정에서 아내의 의사 결정 권한은 커지고, 여성의 사회활동도 활발해졌다.
그러나 여성의 일자리는 주로 비정규직에 몰려있는 등 질적인 면에서의 고용사정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여성의 삶의 대해 알아본다.


▲여성인구와 가구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총 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9.8%다. 여성인구는 2천419만1천명, 남성인구는 2천441만6천명으로 남성이 22만5천명 더 많다.
남아선호 현상이 약화되면서 1980년도 여성 인구가 1천888만8천명이었던 데 비해 현재 530만3천명이 증가했다. 전년대비 인구증가율은 0.3%로 여성과 남성 모두 동일하다.
성별 구성비를 보면 2006년 이후 여성이 49.8%, 남성은 50.2%를 유지하고 있다. 여성가구주 비율 역시 증가 추세다.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가구주는 1980년 116만9천명에서 2008년 368만9천명으로 약 3.2배 증가했다. 여성가구주 비율은 1980년 14.7%에서 2008년 22.1%로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남성가구주는 1980년 680만1천명에서 2008년 1천298만4천명으로 약 1.9배 증가했다.


▲여성과 가정생활

생활비 지출과 자녀 교육 등 가정에서 주요 결정권이 여성으로 넘어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여성이 생활비 지출과 자녀 양육·교육문제를 주로 결정했다.
생활비 지출에서 부인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 가구가 전체의 65.3%인 반면 남편이 결정한다는 비율은 5.7%에 불과했다. 자녀 양육과 교육에서도 부인이 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가구가 39.2%로 남편이 결정하는 가구 3.1%보다 크게 앞섰다. 나머지는 '공동 결정'이다. 남성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답변이 많은 경우는 '주택매매·이사'뿐이었다.
출산율은 회복세를 보였다. 2007년도 합계출산율(여성이 일생동안 낳는 자녀수)은 전년보다 0.13명 늘어난 1.26명이다. 2005년 1.08명, 2006년 1.13명에 이어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1975년도에 3.47명을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했다가 2006년 이후 증가했다. 2007년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출산율이 가장 높은 30~34세 출산이 102.2명으로 전년보다 12명이 증가했다. 25~29세 연령층은 96.1명이다. 이는 전년도 89.9명보다 6.2명 증가한 수치다.
남아선호현상이 희박해지면서 여아 출산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6년 기준으로 여아 출산율은 가장 높은 48.2%를 기록했다. 반면 남아 출산율은 가장 낮은 51.8% 였다.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도 107.4를 기록, 자연성비(103∼107)에 근접했다. 2006년 태어난 총 출생아 45만2천명 가운데 여아는 21만8천명, 남아는 23만4천명이다. 총 출생아수는 2000년 이후 6년만에 증가했고 여아와 남아의 출생아 수 차이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여성들의 평균 초혼 연령이 28세를 넘겨 28.1세를 기록하는 등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만혼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남성의 초혼 연령도 31세로 늦춰졌다. 여성 초혼 연령은 1992년 25세를 넘긴 뒤 1998년에 26세, 2002년 27세로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이로 인한 이혼연령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2000년도 여성들은 평균 26.5세에 결혼하고 평균 36.6세에 이혼했다. 그러나 지난해 평균 39.5세에 이혼하는 등 연령대가 높아졌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고령화 등으로 남녀 기대 수명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6년에 태어난 여자 아이의 기대 수명은 82.36세, 남자는 75.74세 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여자는 4.59세, 남자는 5.66세 늘었다. 남녀간 기대수명은 지난 1985년 8.37세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을 정점으로 계속 좁혀지고 있다.
한편 2006년 여성인구 10만명당 사망률 조사 결과 사망자는 447.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사망률은 549.7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여성은 5.7명, 남성은 5.0명 감소했고 남성 사망률이 여성보다 1.2배 높다.
여성 사망원인별 사망률 1위는 '암'으로 나타났다. 여성 10만명 당 97.7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뇌혈관질환 63.7명, 심장질환 40.9명, 당뇨병23.7명, 자살14.8명 순이다. 특히 뇌혈관질환과 고혈압성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율은 남성보다 각 1.1배, 1.9배 높았다.
 

▲여성과 사회생활

전문·관리직에 종사하거나 공직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질보다는 양적 성장이 두드러지고 임시·일용직 등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이 남성보다 높다.
여전히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이 열악해 '여성 내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관리직에 종사하는 여성 비율은 여성의 사회 활동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고인 19.3%를 기록했다. 전체 여성 취업자도 982만6천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전문·관리직 종사자 비율은 7.1%포인트 증가했고 여성취업자는 12.5% 늘었다.
직종별로는 2007년 초·중·고교 전체 교사 중 여교사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은 60.5%로 조사됐다. 교사 비율은 초등학교 73%, 중학교는 63.6%, 고등학교는 40.4%로 나타났다.
공직 채용시험 합격자에서 여성 비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외무고시 여성 합격자 비율은 67.7%였고 수석도 차지했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서도 여성합격자의 비율은 각 49.0%와 35%에 달했다. 7급 행정·공안직 역시 33.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9급 행정·공안직에서도 여성 합격자 비율이 각각 35.0%와 45.5%에 달했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로 국회 및 지방 의회 의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했다. 16대 국회에서 5.9%였던 여성 의원 비율은 17대 13.0%에 이어 18대 국회에선 가장 높은 41명으로 13.7%를 기록했다. 여성 지방의원 비율도 2002년 지방 선거 때 3.4%에서 2006년도에 14.5%로 상승했다.
그러나 여성의 전문직 및 공직 진출 확대와 달리 고용시장 전반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현실이 여전했다. 임시직이나 일용직 근로자가 전체 여성 취업자의 40%를 차지, 전반적인 '고용의 질'이 낮았다. 여성 취업자의 29.9%는 임시 근로자(1개월 이상 1년 미만 근로계약), 10.2%는 일용직 근로자(1개월 미만 근로계약)였다. 남성 임금 근로자 가운데 상용직이 42.7%고 임시직은 16.4%, 일용직은 8.7%인 것과 크게 대비됐다.
남성 취업자와 비교했을 때 여성 임시직과 일용직은 높지만 상용직은 14.0%낮다. 이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취약한 지위에서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비임금 근로자 비율은 31.2%이고, 이 가운데 자영업주는 18.5%, 무급가족 종사자는 12.7%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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