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천의 외래식물은 어느 정도일까. 그 종류와 분포범위는 아직 알 수가 없다.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 그 실체가 밝혀질 시점에 있다. 인천일보와 인천녹색연합이 공동으로 외래식물 조사를 실시하고 있어서다. 그 일환으로 며칠 전에 첫 조사가 이뤄졌다. 그 곳은 현재 건설공사중인 인천 청라지구다. 이곳은 조사결과 60여 종류의 외래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미국자리공, 털빕새귀리, 왕포아풀, 큰김의털, 개망초, 미국쑥부쟁이, 돼지풀, 서양벌노랑이, 선토끼풀 등이 그 것이다. 외래식물은 여러 활동 등의 인위적인 요소로 인해 본래의 분포지에서 다른 곳으로 운반이나 이동돼 자연스런 생육을 하는 식물이다. 외래식물은 지리적으로 다른 곳에 침입하면 인간의 간섭이 가해진 교란지역이거나 환경이 불안정한 공터와 길가에 우선적으로 정착한다. 그리고 급속도로 퍼져 나간다.

때문에 외래식물의 침입은 교란지역에서 본토식물의 생육을 방해한다. 즉 토종식물의 자생능력이 약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외래식물이 많이 퍼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본토식물의 생태적 지위가 무너지고 그 대신에 외래식물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얘기다. 그 속도는 도시화의 진행속도가 빠를수록 더욱 빨라진다.

이번 조사결과 인천의 청라지구가 좋은 예였다. 예컨대 토종 민들레 생육지가 외래의 서양민들레 분포지로 교대되고 있었다. 우리의 민들레가 쉽게 관찰되지 않은 대신에 서양민들레가 지천에 깔려 있었다. 그 뿐인가. 토종의 질경이, 개밀, 잔디 등이 자라야 할 곳에 외래의 큰김의털, 왕포아풀, 토끼풀, 미국쑥부쟁이 등이 분포지역을 넓히고 있었다. 더군다나 환경부 위해식물로 지정된 돼지풀, 단풍돼지풀의 침입식물이 왕성한 생육을 하고 있었다.

침입식물은 본래의 생육환경이 아닐지라도 비슷한 조건이면 본능적 생존을 위해 일시적으로 생육이나 생식능력이 왕성해지는 특징이 있다. 꽃이 피는 습성이 빨라지고 시기가 길어지며 수정이 활발하게 된다. 결국 토종식물은 생태계의 경쟁에서 점차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주택 등 대단위 건설이 한창인 청라지구에서 뚜렷했다. 아니 도시화가 이뤄진 내륙 인천의 전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외래식물 침입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식물의 종다양성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외래의 침입식물에 의해 토종식물의 생육지가 점차 좁아지는 사실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다.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