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의 명산 고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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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탄리역에 도착해 북으로 향하는 철로를 따라 걸어본다.
갑자기 가로막는 철도 중단점 표지판. 길게 뻗어간 철로위에 장애물처럼 가로막고 서있다. 실제 우리를 가지 못하게 막는 것은 높이 3m의 '철마는 달리고 싶다'고 쓰여진 저 표지판이 아니건만 못내 서운하고 아쉽다.
철길을 돌아 나와 단층의 소박한 신탄리 역사를 둘러본다. 한국 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61년에 중건한 것으로 단층 시멘트 벽돌로 쌓고 붉은 색을 칠하였다. 이 작은 역사는 그동안 신탄리역을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이 간직했던 사연을 기억하고 있을까….
경기도 최북단인 연천군 신서면에 우뚝 솟은 고대산(高臺山·832m)은 철원평야와 6·25 격전지 조망이 백미다. 또한 고대산 등산로 입구에서 가까운 신서면 신탄리역은 경원선 최북단 역으로 이곳까지의 기차여행이 여간 즐겁지 않다.
경원선 철도가 휴전선에 막혀 멈춰 선 곳에 솟아오른 고대산은 철원평야와 DMZ, 남북의 지형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로서 그 가치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그러나 800m가 넘는 고산이어서 오르기가 녹록지 않다. 더욱이 8부 능선까지는 좌우 전망도 없는 숲속 급경사 길을 계속 올라가야 하므로 적잖은 인내를 요한다. 오죽했으면 산행 내내 오르기가 '고되서' 고대산이라고 이름을 붙였나 되 뇌일 정도다.
고대산은 2001년 9월 1일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됐는데 연천군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인 고대산을 개방케 하는데 많은 공을 기울였다. 암릉길이 뾰족하게 나 있어 붙여진 칼바위 능선은 웬만한 큰 산에는 하나씩 있다.
서울 근교의 북한산과 도봉산에도 있다.그러나 고대산 칼바위 능선은 그 길이가 200m에 이를 정도로 길면서 전망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좀더 정확한 표현을 쓴다면 '긴 칼바위'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화강 편마암계 바위답게 아이보리 빛깔에 꽃무늬가 인상적이다.
고대산의 엘레지, 나리, 복수초는 독톡한 자태를 뽑내며 자라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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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위능선을 지나면 급경사는 없고 능선을 따라 10여분 오르면 맨 처음 만나는 대광봉(827m)이 있고 삼각봉(830m)과 고대산 정상인 고대봉(832m)이 300m 간격으로 집결해 있다. 삼각봉에는 별다른 표지석이 없고 땅 밑으로 폐참호 하나가 남아 있다. 삼각봉을 지나면서 그동안 가려 있던 철원의 금학산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남쪽으론 지장봉이 손에 잡힐듯하다.
사방에 축대를 쌓아 만들어진 고대봉 위에 올라서면 철원평야가 완전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에는 커다란 헬기장이 조성돼 있고 남쪽 끝으로 표지석 기둥에 '고대봉'이라는 글씨가 음각돼 있다.
고대봉에 오르니 신철원까지 조망되고 학저수지, 옛 노동당 당사, 한탄강 골짜기, 산정호수로 유명한 명성산, 고석정 등이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온다. 두 팔을 벌려 철원평야를 안으며 이 너른 들판에서 남북이 함께 살날을 기약해 보고 가족과 함께 고대봉 표지석을 친구삼아 기념사진도 찍어본다.
고대산에는 등산로가 3개 있으며 쓰레기 수거료 성격으로 입구에서 1천원을 받는다. 칼바위능선은 제2 등산로에서 만난다. 제2등산로로 올라가서 제3등산로로 하산하는 코스가 가장 이상적인 코스로 산행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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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동두천까지 전철이 있고 동두천에서 오전 6시 50분부터 매시 50분에 신탄리까지 5칸짜리 열차가 운행된다. 차창 밖의 시골풍광도 감상하고 연인들의 수군거림도 들리는 매우 낭만적인 기차여행이다.
동두천역에서 신탄리역까지 45분이 소요되고 요금은 편도 1천원이며 신탄리역에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시간 정각에 출발한다. 그러나 서울까지의 전철 연계시간이 적절치 않아 막차 이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1, 3등산로는 계곡코스이며 제2등산로는 말등바위, 칼바위능선을 타야하므로 전망이 좋다. 제3등산로에서는 표범폭포(매바위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연천=강상준기자 blog.itimes.co.kr/sjkang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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