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반호 주위 '그림같은 산' 매혹
254 계단위엔 아담한 교회가
겨울에도 얼지않는 세반호수 언덕위에 자리잡은 성 마리아 교회 .
2007년 8월 03일(금, 제13일)

오늘은 예레반을 떠나 육로로 국경을 넘어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Tbilisi)로 가는 날이다. 가는 도중에 세반호수와 하흐파트 수도원에 들리려고 한다. 예레반을 떠나 시골길을 약 50km 북동쪽으로 달려 1시간 만에 세반호수에 도착했다.

세반호수는 코카서스 지방에서 제일 크며 높은 곳에 있는 호수로서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해발1906m)이고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면적은 1360㎢(제주도의 3/4 크기), 평균수심은 49m이나 근년에는 전에 비해 81m나 수면이 낮아졌다고 한다. 28개의 작은 강이 흘러들어오고 호수 북서쪽 끝에서 라즈단 강이 흘러나간다. 세반-라즈단 수계(水系)는 큰 수력발전지대이다. 세반호의 주위에는 해발2900~3500m의 높은 산이 있어 더욱 아름답다. 호수에 튀어나온 반도의 낮은 언덕에 두 개의 교회가 서있다. 이 반도는 전에 수위가 높을 때는 섬이었다. 871~874년에 창건되었으며 큰 쪽이 '성 마리아 교회', 작은 쪽이 아라캬칸 교회(성 사도교회)이다. 밑에서 교회까지 254개의 계단을 오르는데 조금 힘들었다.

세반호수를 떠나고 북서쪽으로 올라가서 바나조르 마을을 지나고는 다시 북쪽으로 올라갔다. 데베드 계곡의 알라베르 마을에는 2시간 20분 만에 도착했다. 이곳은 '구리 광산'으로 유명하다. 강 건너편 '동 제련소'의 높은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알라베르디 마을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곳 식당에서 두 사람의 악사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식당에서는 카추샤, 스텐카라진 등 주로 러시아민요를 많이 연주해 주었는데, 오늘의 악사는 서방세계 음악도 연주해 주어 좋았다. 알라베르디에서 오늘의 목적지 그루지야의 트빌리시까지는 113km 남았다. 그러나 산길이어서 빨리 갈 수 없다.

알라베르디의 동쪽 11km에 있는 하흐파트와 사나힌 수도원(해발970m)으로 갔다. 약간 경사면에 여러 개의 교회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수도원은 10~13세기, 아르메니아에서 발달했던 교회건축의 훌륭한 사례로 비잔틴 교회 건축양식과 지역고유의 전통건축 스타일을 혼합한 독특한 건축양식이다. 9세기에 처음 건설되었고, 10세기 후반에 아르메니아 북부로 옮겨 세웠다. 12세기 초에 있은 셀주크왕조의 공격과 13세기 중반의 몽골군 침입 등으로 파괴되었으나 13세기에 복구하면서 현관랑(玄關廊) 등 새로운 건물을 증축하였다.

비잔틴교회 건축 양식과 지역고유의 전통 스타일을 혼합한 독특한 건축양식의 하흐파트 교회
주 성당건물의 중심에 있는 4개의 기둥이 천장을 지탱하고 하나로 이어지는 둥근 지붕들이 9개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중앙의 가장 높은 곳에는 크고 둥근 지붕이 덮여 있다. 건물 안 후진(後陣)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조각상이 있고 남쪽의 익랑(翼廊)에는 성당을 기증한 사람의 조각상이 있다. 성당의 바닥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들이 매장되어 있어, 지나가면서 밟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지나갔다. 건물 바깥벽에는 삼각모양의 니치(niche)가 빽빽이 들어차 있다. 수도원의 뒤쪽에 있는 종루는 1245년에 증축한 것으로서 3층으로 되어 있으며 섬세하고 독특한 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이 수도원은 1996년과 2000년에 UNESCO의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

하흐파트 수도원을 떠나고 40분 후(15:30) 아르메니아와 그루지야의 국경에 도착했다. 두 나라 국경을 무특바리(Mtkvari) 강이 흐르고 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육로로 국경을 넘을 때는 긴장감이 감돈다. 아르메니아 출입국사무소의 관리관이 차에 올라와서 우리들의 여권을 거두어 가고 30분 만에 출국수속은 끝났다. 다리를 건너니 그루지야의 버스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루지야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여권을 거두고 쉽게 전원 입국했다, 이곳도 짐 검사는 없었으며 두 나라 국경을 넘는데 1시간이 걸렸다. 빠른 편이다.

국경을 떠나고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의 호텔에는 1시간 10분을 달려 오후 6시 35분에 도착했다. 아르메니아의 예레반에서 국경을 넘어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Tbilisi)까지는 약 240km밖에 안 되나 오는데 하루가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