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보따리 풀어놓는 할아버지처럼 재미있는 연출기법으로 관객 사로잡아
"한국 합창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겠습니다."
너털웃음을 지으며 차근차근 음악용어를 설명해주고 노래를 불러달라는 황당한(?) 질문에도 기꺼이 노래하는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윤학원(68)씨는 영락없이 옛날 이야기 해달라고 조르는 손주들에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 할아버지 같다.
옛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이끌었고 세계합창연합회 이사와 중앙대 음악대학장 등을 역임하기도 한 윤학원 감독은 '한국합창계의 거장'으로 불린다.
거장 윤 감독이 이번엔 수원시립합창단이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 올리는 제107회 정기연주회의 객원 지휘자로 지휘봉을 잡는다.
윤 감독은 "수원시립합창단과는 첫 공연이지만 단원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 더욱 기대된다"며 "이번 연주회에서는 한국인의 삶과 정신이 담긴 합창곡들을 특별히 선정했고 한국 작곡가들의 성가합창음악과 대표적 합창곡인 흑인영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 감독이 지휘하는 공연은 귀로 듣는 것만이 아닌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동적이고 신나는 합창 무대로 유명하다. 그는 뮤지컬 같은 합창공연을 지휘하며 합창음악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
"합창곡은 서서 해야한다는 편견을 깨고 보고 즐기는 합창공연이 되도록 하기위해 1971년 처음으로 합창공연에 안무를 함께 선보이기 시작했다"며 "현재는 율동만 하는 공연이 아닌 조명, 의상 등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연출기법의 뮤지컬 형식의 합창을 선보여 합창도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명과 미니벨을 이용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라며 "따로 안무를 선보이지 않지만 관객들이 호응 할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멋진 무대를 자신했다. /최모란기자 blog.itimes.co.kr/moran3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