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한마당축제서 아시아 첫 공연 "차이코프스키 선율에 유년기 담아"
19일 막을 올린 과천한마당축제가 해가 거듭할수록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는 프랑스 등 6개국의 10개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해외 10개 작품 가운데 '시간의 향기(폴란드)'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입국한 '시간의 향기' 연출자인 예지 존(Jerzy Zon)씨를 단독으로 만났다.
- 한국방문이 처음인가, 과천에 온 소감은.
▲ 아시아는 처음이다. 한국에 온지 이틀째인데 물을 제외하고는 같은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는 나라같다. 8월말 유럽 몇몇 도시와 미 뉴욕에 다녀왔는데 서울에서는 그 곳에선 보고 느낄 수 없었던 흥미로운 것들과 만나고 싶다.
- 시간의 향기는 어떤 작품인가.
▲ 어릴 적 내가 살았던 폴란드 남부 작은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혼자 침대에 누우면 무서움이 밀려왔다. 옷, 액자, 커텐 등 물건들이 사람처럼 움직이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나 자신의 유년기 경험과 함께 책과 지인에게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 공연 속 학교와 신부님은 선생님이셨던 부모님과 친분있는 신부님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 극을 이끄는 음악으로 차이코프스키를 택한 이유는.
▲ 대사가 없는 공연이라 음악이 극의 흐름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6개월 정도 고민고민해서 차이코프스키의 곡들을 골랐다. 어린시절을 떠올릴수 있는 선율을 갖고 있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친숙한 음악이기 때문이다.
- 폴란드란 나라도 야외극이라는 장르도 한국 관객들에게는 낯설다.
▲ 거리극의 상당수가 광대의 서커스나 춤 등 보여주기 식의 공연이나 규모있는 야외극에 치중돼 있다면 시간의 향기는 이와는 다르다. 시간의 향기는 스토리가 있으며, 서정적인 야외극이다. 한 소년이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언어가 아닌 음악과 퍼포먼스로 풀어간다. 언어의 장벽도 없으며, 소년의 성장 이야기, 전쟁, 삶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기 때문이다.
- 폴란드에서 시간의 향기는?
▲ 12년 전 초연한 시간의 향기는 이제까지 폴란드에서 총 40회 공연을 했다. 거대하고 웅장한 스케일의 공연들에 익숙했던 폴란드 관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갔던 것 같다. 화려하지도 않고, 빠른 템포의 공연이아님에도 관객들은 서정적인 공연에 감동했다. /과천=권광수기자 blog.itimes.co.kr/ks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