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당당히 서있는 민족의 섬을
보라 당당히 서있는 민족의 섬을
  • 승인 200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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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새얼역사기행 리포트
 아름다운 화강암 섬 울릉도와 민족의 섬 독도.
 두 섬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곳이 아닌 인간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전하려는 인상을 갖게 하는 곳이다.
 지난 24일, 묵호항을 나선 쾌속선에서 울릉도의 모습을 확인한 것은 출발 2시간여를 보낸 뒤였다.
 멀찌감치 떨어진 배편에서 바라본 섬의 모습은 여느 섬과 다르지 않았으나 접안 부두인 도동항에 가까워질수록 김이 서린 안경알을 닦아낼 때처럼 선명해지기 시작한 울릉도는 화산섬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마치 성벽을 연상케 하는 깎아지를 듯 한 절벽들이 섬의 바깥쪽을 둘러쌓고 있는데 언뜻, 볼 품 없어 보일 수 있으나 오랜 세월의 풍파를 그대로 간직한 채 경탄을 자아낼 정도로 비경을 만들어 냈다.
 또 섬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바위들은 미술작가들의 손길이 스쳐간 듯 모양을 하고 있어 각각 모양에 어울리는 작품 이름을 갖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울릉도 관광 코스의 하나로 자리한 거북바위, 사자암, 곰바위, 송곳봉, 촛대암 등이 그것이다.
 없는 것 세 가지와 많은 것 다섯 가지에 돌이 포함되는 것이 당연한 듯 했다.
 많은 것 다섯 가지 가운데 물도 울릉도를 대표하는 것 가운데 하나.
 여행객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기사와 울릉도 관광코스를 안내하는 택시기사들이 설명하는 울릉도의 물은 1급수 수준으로 가정집은 물론, 여관이나 리조트 등 여행객들의 숙소에서 목욕물로 사용하는 것조차도 마실 수 있을 정도의 깨끗함을 자랑한다.
 말로만 듣던 이야기에 ‘설마?’ 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으나 숙소 욕실에 들어서면 세면대의 수도꼭지 위에 조그맣게 적혀있는 ‘이 물은 마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는 이러한 의심을 지워버리기에 부족하지 않다.
 울릉도하면 떠올리는 오징어도 도동, 저동 등의 항구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데 오징어잡이 배들이 정박해 있는 맞은편 공터에 옷을 벗고 일광욕(?)하는 오징어 수백 마리가 널려 있는 모습은 “역시 울릉도하면 오징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울릉도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섬이라면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km 가량 떨어져 있는 독도는 언론을 통해 이슈화된 섬이라기보다 경외감과 숙연함을 들게 하는 섬이라는 느낌이 짙은 곳이다.
 배를 타고 접근하며 “날씨가 조금만 나빠도 접안이 어렵다”는 쾌속선 선장의 말에 ‘혹시 못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생겼으나 다행이도 맑고 쾌청한 날씨가 이어져 마치 ‘섬이 자애로움으로 발길을 허락하고 있구나’란 감흥을 받았다.
 독도는 갈매기들의 천국이자 독특한 자연 생태를 보존하고 있으나 가파른 절벽 등의 지리적 여건과 군사 보안 등의 이유로 섬의 곳곳을 관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접안을 하고 독도에 첫 발을 디딘 관광객들은 거의 모두가 ‘이곳이 독도구나’라는 신비감에 휩싸여 독도의 경관에 감흥을 하는 모습이나 조금만 세심하게 돌아보면 ‘이곳이 민족의 영토구나’라는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다.
 서도와 동도로 나누어져 있는 독도의 외형과 탕건봉, 삼형제굴 등의 볼거리는 신비함을 전해주나 독도를 수호하는 경비대 건물과 그 곳을 지키는 경비대원들의 모습, 접안시설 뒤편 절벽에 세워져 있는 위령비 등은 모든 관광객들에게 이곳이 단순히 국제관계에서의 중요성으로 만이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곳이라는 마음가짐을 들게 한다.
 지도상 대한민국 동쪽 끝의 경계를 긋는 독도는 그곳을 지키려다 순직한 민, 관, 경의 넋이 국민들의 가슴속에 그대로 녹아들어 이 땅이 우리 땅임을 자부하게 하는 대한민국의 영토였다.
 이러한 자부심이 독도를 뒤에 두고 돌아오는 배에서 아쉬움과 미안한 마음을 들게 하는 이유다. /김종만기자 (블로그)jman9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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