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오만과 편견 비판한 목근통신
 일본인의 오만과 편견을 통렬히 비판한 김소운의 수필집 ‘목근통신’(아롬 미디어)이 재출간됐다.
 이 책은 일본인의 모멸과 학대에 대한 민족적 항의를 담은 서간체 수필로 1951년 한국전쟁 와중에 전화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를 ‘구린내 나는 나라’라고 비하한 ‘선데이 마이니치’의 기사에 격분하여 김소운이 ‘국제신보’에 연재한 수필을 담고 있다.
 ‘가난한 날의 행복’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인들의 지나친 우월감과 우리 민족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에 격분하여 자신이 경험한 일본인의 속성을 풀어낸다. 그는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유 없는 멸시에 대해서 항의나 분노를 표시하면서도 결코 그 반대급부로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회고하지는 않는다. 34년간 일본에 체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일본을 바로 알고 그들의 장점을 배우자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김소운은 일본 사회 내부의 허위의식을 비판하면서도 일본의 아름다움과 일본인의 친절함도 함께 적고 있다.
 1990년 대 이후 내용없는 일본 비평서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오히려 이 책은 일본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있다. 저자가 “교활이니 순진이니 하는 쉬운 한 마디 말로 어느 민족성을 단정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일개인에도 서로 대립되는 양면의 성격이 있거든, 하물며 일국 일 민족을 어느 한쪽으로 규정지어 버린다는 것은 될 말이 아닙니다”라고 적고 있듯이 이 책은 일본을 과부족(過不足) 없이 정시(正視)하는 지침서로 손색이 없다.
 이번 재출간본은 1973년 삼성문화문고 판본을 저본으로 삼아 첨삭과 어법 수정을 가했으며 저자가 우리 문화와 언어 속에 있는 일제잔재 등에 관해 쓴 수필을 함께 실었다.
 김소운은(1907∼1981) 부산 출생으로 1920년 도일, 해방 전까지 20여 년간 일본에 체류하며 ‘조선민요선’, ‘조선동요선’ 등을 번역 출간해 우리나라 문화를 일본에 소개했다. 귀국 후 ‘물 한 그릇의 행복’ 등 10여권의 수필집을 발간했다. 민가협 초대 회장이자 민중당 창당 상임고문 김한림이 그의 아내다. 막내딸 김윤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는 등 집안이 반독재 운동에 헌신했다. 264쪽, 9천500원 /조혁신기자 (블로그)mr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