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칼럼
 승려. 신부. 목사 등은 신의 뜻을 전하고 대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해서 성직자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무당도 순수하게 한국에서 자생한 사제로서, 한국인들에게 맞는 신령을 모시고 그 뜻을 전해 주는 거룩한 성직자인가? 성직자란 모름지기 남의 불행을 못 본체하거나 그 불행을 이용해 재물이나 탐하는 사람일 수는 없을 것이다. 남의 병을 고쳐 주는 의사나 약사. 한의사. 사람들의 죄와 결백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는 판사나 검사.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고귀한 직분인 것이다.
 그러나 요즘의 무속인과 점술가들 대부분은 지나치게 세속화되어 버렸고 배금주의에 빠져 버렸다. 무속인은 본래 남을 위해 태어난 존재이다. 헌금으로 들어온 돈을 개인의 사치나 가족들을 위해 함부로 유용해서는 안된다. 헌금은 신의 것이므로 쓰는 일에 조심해야 하고, 만약 허튼데 쓰는 것이라면 곧 신의 것을 도둑질 하는 것이된다. 아울러 신을 팔아 돈을 요구하고 남의 불행을 미끼로 재산을 우려낸다면, 그 행위는 약탈이라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원래 굿을 하는 재가에서 정성스럽게 재물을 바치고 쌀과 그 굿에 소용되는 비용을 담당하는데, 무당들은 거기에서 정성스레 바친 곡물과 쓰고 남은 비용의 일부를 생활에 쓰고, 그 후 굿 덕을 입어 감사히 바치는 헌물을 모았다가 신당을 보수하거나 무구를 사는데 썼다. 그리고 나머지 역시 마땅히 신과 동네사람들을 위해 사용했던 것이다.
 전생의 업을 이생에서 씻고 내생에는 좋은 사람으로 태어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제대로 된 무속인이라면 인간 세상의 모든 유혹을 이겨 내야 하고, 명예욕과 물질 욕을 억누르며, 끝없는 고행과 봉사를 감당해야 한다. 이생에서는 훌륭한 무속인으로 이름을 남기고, 내생에는 업을 씻은 고귀한 존재로 환생하기 위해 기도와 정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 ; 점괘의 묘미 867-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