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직원들 하루 3 ~ 4명 치료
남동구청 세무과 세무팀장
 인천 남동구청 공직사회에서 ‘수지침 원장’으로 통하는 공무원이 있다.  
 올해로 공직 생활 25년 째를 맞고 있는 김린(52)세무과 세정팀장. 그는 일명 ‘허준’으로 통한다.
 그가 공무원들에게 침을 놔준 지는 20년이 훌쩍 넘었다.
 목, 허리 디스크, 악성 아토피를 앓고 있는 직원에서부터 감기, 숙취 해소 등을 위해 김씨 사무실로 오는 직원은 하루 평균 3∼4명 정도. 그의 실력을 아는 남동구청 직원은 아프기만 하면 사무실로 온다.
 “누가 아프다고 하면 경비실에서도 저한테 가보라고 안내합니다. 아마 남동구청 직원이면 한 번쯤은 저에게 침을 맞아봤을 겁니다.”
 그가 수지침을 배우게 된 계기는 침을 맞고 효과를 체험한 뒤부터다.
 “1984년 5월 남동출장소에서 같이 근무하던 직원들과 축구를 하던 중 상대편과 가슴 부위가 부딪혀 호흡 곤란으로 고생한 적이 있었죠. 병원에 갔더니 크게 다치진 않았어도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3∼4개월은 걸린다고 말하더군요. 누나의 권유로 딱 한 번 맞았을 뿐인데 다음날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죠. 신기하기도 하고 마침 간경화로 고생하던 장인의 병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수지침을 배우게 됐습니다.”
 김씨는 용현동에 있는 수지침 학회를 다니면서 학회에서 배운 것을 동료에게 실습하면서 침놔주는 공무원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김씨의 첫 번째 ‘환자’는 당뇨병을 앓고 있던 1984년 당시 남동출장소 소장 박용문씨. 김씨는 한 달 정도 박 소장를 ‘치료’해 혈당 수치를 정상으로 돌려 놓았다.
 그는 눈으로 병을 진단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맥을 짚어 환자의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갖췄다.
 지난 2002년엔 간석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일주일 2번 씩 한 달 동안 주민 40명에게 수지침 강의를 하기도 했다.
 퇴직 후 수지침 학원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는 그는 5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15명의 학생들을 모아놓고 침술을 가르치는 중이다.
 “가르쳐 달라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저에게 배운 후배들이 실력을 인정받는 것을 보니 20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퇴직 후 치료도 계속하고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소유리기자(블로그)rain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