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영향 받아 'POOL 사랑오픈대회' 3위
▲박은지 부평고 학생
 “부녀(父女) 당구 선수의 꿈, 반드시 이뤄 내겠습니다.”
 여고생 당구선수란 특이한 전력과 함께 전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박은지(17·부명고·3)양의 당찬 각오다.
 어릴적 은지는 당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 박승칠(55)의 영향으로 또래 여자아이들과 달리 당구공과 당구봉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다. 그렇게 십 여년 간 당구와 함께 생활한 은지는 지난해 7월 본격적인 선수 생활에 돌입했다.
 바로 지난 12일 인천에서 열린 ‘2006년 POOL 사랑 전국 여자 포켓 나인볼 오픈 대회’에 출전하면서부터다. 결과는 3위. 선수 생활 10개월만에 이룬 쾌거다.
 특히 한국당구연맹(KBF)에 등록된 프로 선수와 미등록 아마추어가 함께 펼치는 이 대회에서 신출내기와 다름없는 은지가 이룬 성적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어릴 적에 당구에 흥미가 있긴 했지만 선수까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고도의 정신력과 연습량이 많은 운동을 계속할 용기가 쉽게 들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힘들다’는 은지의 말도 당구봉을 손에 쥐면 금세 ‘엄살’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은지의 작은 손에 쥐어진 당구봉이 정확하게 당구공을 맞춰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신기’(神技)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구와 포켓볼, 쓰리쿠션, 잉글리쉬, 스누커 등 당구 종목 중에서도 은지의 주종목은 ‘포켓볼’. 대중적인 스포츠이면서 유연성과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은지와 같은 여성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은지는 “진정한 당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에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 세계랭킹 3위 안에 들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다졌다. /박석진기자 (블로그)sjjj7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