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가에 불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극단 달판춤은 신체연극 「두타(頭陀)」를 다음달 3일부터 9월5일까지

서울 정동 제일화재세실극장에서 꾸미는 데 이어 국립극단은 8월9~14일

경허 선사의 일대기를 담은 「아노마」를 펼친다. 또 극단 현대극장은

뮤지컬 「팔만대장경」을 10월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올린다는

목표 아래 한창 연습중이며, 지난달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내린

제17회 전국연극제에서도 극단 하늘개인날의 「느낌, 극락같은」이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극단 달판춤 신체연극 「두타(頭陀)」=강만홍씨가 연출과

안무를 맡은 「두타」는 96년 미국 뉴욕과 인도네시아에서 호평 받은

작품. 언어 대신 몸의 움직임으로 대사를 전달하는 신체연극(non-verbal

theater)으로 강씨는 이를 「몸극」이라 부르고 있다. 「두타」란 말은

탐욕과 망상을 떨치고 수행정진한다는 뜻의 범어.

 식욕, 성욕, 탐욕을 상징하는 원초적 몸짓으로 인간의 권력욕과

탐욕성을 그려내고 있으며 선가(禪家)에서 널리 쓰이는 죽비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매개체로 활용된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8시,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

없음). ☎(02)736-7600

 ◇국립국단 「아노마」=「아노마」는 지난해 국립극장 장막희곡

당선작인 송미숙의 희곡을 황동근의 연출로 무대화하는 것으로 한국 근세

선불교의 중흥조인 경허 선사의 삶이 화두(話頭)이다.

 극의 제목은 인도 카필라국의 태자 싯다르타가 출가를 결심하고 성을

빠져나와 밤새 말을 달린 뒤 새벽에 만난 강의 이름을 일컫는다. 경허

선사의 깨달음의 경지를 무대에서 표현하려는 말기 암환자 연극배우가

좌절과 고통을 거듭하다가 주위의 도움으로 진정한 도의 세계를

깨닫는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

 극중극(劇中劇)으로 졸음을 이겨내려고 턱에 송곳을 대고 좌선했다는

등 경허의 기행이 재연되며, 그가 남긴 선시(禪詩)도 소개된다.

 무대는 국립극장 소극장,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02)2274-350

 ◇극단 현대극장 뮤지컬 「팔만대장경」=고려시대 몽고 침략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불법(佛法)에 기대 나라를 지키려는 고려인들의 호국

의지와 천년 세월 속에 묻혀있던 민중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대서사시로

펼쳐질 예정이다. 연출은 서울시립가무단 이종훈씨가 맡는다. 현대극장은

10월 국립중앙극장에 이어 11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도 무대를 꾸밀

계획이다.

 ☎(02)762-6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