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프로덕션 김태민 대표
 “연극은 삶을 그대로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10월17일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연극계를 떠났던 김태민(34) 민프로덕션 대표. 그가 연극계의 인디를 꿈꾸면서 지난해 지역 연극판에 돌아왔다.
그는 지난 2004년 11월4일 수원시시설관리공단 무대감독직을 정리하고 프로덕션을 하나 차렸다. 기업행사나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를 쫓아다니면서 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가슴 한 구석이 무겁기만 했다. 순수예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먹고 서울 홍대 근처 극단에서 일하던 후배들을 불렀다. 소극장 연극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지역에서 연극을 다시 시작해보자고 설득했다.
결국 지난해 2월 민프로덕션 소속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장터’라는 극단을 창단했다. 15명 밖에 되지 않는 적은 단원들이지만 승부수를 던지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신념, 기획력 그리고 손과 발로 뛰는 젊음이 있기 때문이다. 관객을 기다리지 말고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는 연극을 해보자는 게 그의 각오다.
“가장 힘든 건 현실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태도인 것 같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수원시민회관에서 처음 연극을 보고 전율 같은 걸 느꼈다. 그리고는 ‘내가 할 일이 이거구나’라고 생각했다.
송강호, 설경구, 유오성 등 쟁쟁한 선배들을 보면서 희망을 꿈꾸기도 했다. 또 하나의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직접 우리 속에서 원숭이들과 생활한 고 추송웅씨 같은 연극배우가 되기를 갈망했다.
무대위에서 자기만의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99년 극단 ‘아리랑’에서 노숙자 배역을 맡고 난 뒤 을지로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다.
“연극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과 내 삶 그 자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는 연극계를 떠난 뒤 운명을 직감했다. 그래서 지역 연극계의 인디를 꿈꾸면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과천 마당극제에 피노키오 창작무용극을 올렸고 지난해 12월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그래서 사랑합니다’를 무대에 올렸다.
그는 또 오는 5월 환경가족극 경기도 투어와 6월 화성행궁 광장에서 아마추어들과 2일동안 난장을 벌여 볼 생각이다. 지역문화와 접목한 역사창작극으로 정조 때 무사들인 24반 무예의 ‘장용영 무사’를 소재로 음악극을 올릴 계획이다.
그는 지난 1996년 수원성 국제연극제 1회 때 26살의 나이로 최연소 집행위원을 맡았다. 극단 ‘성’에 있을 때인 지난 97년 역사극 ‘정조대왕’에서 주인공 역을 맡았고 지난 99년 극단 ‘아리랑’에서는 올린 작품 ‘낙하산’에서 주인공을 맡기도 했다. 지역 연극계에서도 만만하지 않은 존재다. 그런 그가 이제 연극배우와 연출로 나섰다. 열악한 지역에서 소극장 연극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최근 한 지인의 소개로 40여평 남짓의 소극장 공간을 무상으로 얻었다. 후배들과 무대를 만드느라 무진장 바쁘다. 그에게 올 2006년은 희망의 해이자 도전의 해인 건 분명하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작품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중앙 못지 않게 탄탄한 실력을 쌓아서 한국의 브로드웨이를 수원에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경호기자 blog.itimes.co.kr/kgh
 ※사진 설명=김태민 민프로덕션 대표는 지난해 다시 지역 연극계로 돌아와 ‘그래서 사랑합니다’라는 작품을 연출하고 직접 배역을 맡아 출연하기도 했다./사진제공= 젊은 예술가들의 장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