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무용단은 이달 초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와 허베이(河北)성 스쟈좡(石家莊)시에서 한국 정통춤을 선보이는 무대를 가졌다. 한 해 마감을 두달 남긴 싯점에서 첫 해외나들이로 중국을 택한 셈이다. 이번 외유는 예의 순수 문화교류 차원이 아닌 경제교류 성격을 지녔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해외 공연 대부분이 자매도시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무대 일색이지요. 아니면 월드컵 인천 유치같은 특별한 목적이 있을때 인천시 차원에서 따라가는 형식이지요. 이번 처럼 투자유치를 명분으로 내세운 경우는 드뭅니다.” 일꾼을 자처하며 따라나선 박재춘(42) 인천시립무용단 단무장의 설명이다.
 배경인 즉은 한국대사관과 대한상공회의소, 민간단체가 해외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11월 중에 ‘한·중 우호주간’을 선정, 성마다 주요도시를 돌며 현지 기업인 대상 경제 설명회를 열어왔다. 이 때 사전행사로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눈길 끄는’ 축제마당을 펼친다. 그들로부터 호감을 끌게하는 포석이라는 점에서 주최측이 공들여 준비하는 무대다. 지난해 8월 인천시립무용단의 텐진(天津)공연과 맞닥뜨린 한국대사관측이 즉석에서 무용단에게 2005년 공연에서 함께 서줄 것을 제의해왔던 것이다.
 “12월엔 무용단이 1년중 가장 공들이는 정기공연이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부담이 됐지만 한명옥감독이 결단을 내렸고 시로부터 허가를 받아냈습니다.”
 이런 연유로 이번 나들이에 한 감독을 포함한 고참 단원들은 빠졌다. 정기무대를 고민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자연히 단원들 인솔역이 박 단무장에게 주어졌다.
 일정도 빠듯하게 짰다. 4박5일중 이틀은 리허설과 본공연, 나머지는 모두 장소를 이동하기 위한 시간으로 보냈다.
 “고된 일정이라 단원들이 마냥 안스러웠지만 공연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오프닝 무대에 섰는데 관객 반응이 너무나 뜨거웠거든요. 그것이 곧 힘이지요.”
 그가 인천시립무용단과 부대끼며 산 세월이 9년을 꽉 채우고도 한달 여가 남는다. 전공이 무용과 한참 거리가 있음에도 어느새 춤과 함께 사는 것이 마냥 편해졌다.
 “이제부터는 정기공연을 팔러다녀야지요.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볼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당분간은 신발이 닳도록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을 목격할수 있을 것 같다. /글=김경수기자·사진=노경신기자 blog.itimes.co.kr/ks